맛집을찾아서 신동카츠
신동카츠의 대표 메뉴인 로스카츠.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

10분 저온 조리한 등심·안심·치즈돈가스
담백한 소스·한국식 카레와 만나 시너지
푸근한 가게 분위기 허한 마음까지 채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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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나날이다.

상춘객이 사라진 봄, 모이지도 모일 수도 없는 상황에서 선뜻 어디를 가자는 말을 하기도 저어된다. 이런 날엔 자연스레 늘 가던 '그 집'으로 가게 된다. 집에서 가까우면서도 번잡하지 않고 소박한 음식점 말이다.

그럴듯한 데이트 음식도 아니고 수십 년동안 한 우물만 판 장인이 만들어내는 음식도 아니지만 한 끼 식사에 하루의 피로, 권태, 짜증, 속상함을 모두 사라지게 해 줄 음식점이 있다.

수원의 '신동카츠'는 등심, 안심, 치즈가 들어간 돈가스를 파는 곳이다.

경양식도 아니고 온전한 일본식도 아닌 돈가스를 내놓는다. 돈가스 전문점이 그렇듯 주문을 받고 조리를 시작하기 때문에 주문 후 10분 정도 대기는 필수다. 10여분 기다리고 나면 익자마자 건져낸 핑크빛 돼지고기를 만날 수 있다.

저온에서 10분을 튀겨내 바삭하지 만은 않은 돈가스다.

이 집은 저온 튀김보다 소스가 알짜배기다.

종지에 담겨오는 담갈색 소스에선 담백한 맛이 난다. 듬뿍 찍어 먹어도 짜지 않고, 달지도 않은 게 먹다 보면 "소스 좀 더 주세요"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카레도 추천할 만한 메뉴다. 카레를 한 주걱 듬뿍 떠서 제공해 주는데, 네모난 감자와 당근이 들어간 영락없는 한국 카레다. 가게에 대여섯 자리밖에 없어 10명만 넘어도 가게가 꽉 찬다.

맛집을찾아서 신동카츠
치즈카츠.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

손님 중엔 연인도 눈에 띄지만, 아이들을 데리고 가족 단위로 찾는 사람이 많다. 10대 친구끼리 오는 경우도 왕왕 본다.

신동카츠는 입 속에 넣자마자 감탄사를 터뜨리게 되는 맛은 아니다. 가게 한 편에서 식재료를 다듬는 주인의 모습도 볼 수 있는 푸근한 동네 밥집이다. 그렇기 때문에 퇴근길에 자연히 가게로 발걸음을 옮기게 되는 우리 동네의 '소울푸드'다.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도 이 집의 장점이다. 아무리 음식이 영혼을 위로해줘도 많이 먹을수록 지갑이 얇아져선 안될 테니.

수원시 영통구 권선로882번길 65-25. 매일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9시. 월요일은 휴무다. 로스카츠(8천500원), 히레카츠(9천500원), 치즈카츠(1만500원), 이쿠에카츠(1만1천500원), 카레카츠(1만2천500원)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