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열정 필요한 곳은 어디든 방문
기뻐하는 이들 보며 보람… 이젠 천직
늦깎이 공부 생활고 주민안정 돕고파
"돌아보면 남을 돕는 일이란 처음엔 아주 사소한 것에서 출발하는 것 같습니다."
현재 양주시자원봉사센터에서 운영위원을 맡고 있는 이경연(55)씨는 양주에서만 꼬박 20년째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씨는 "가진 재주가 수지침술밖에 없어 침통을 들고 선배 자원봉사자들을 따라다녔던 기억이 생생하다"며 2000년 봄, 처음 봉사에 나섰던 때를 회상했다.
수지침은 당시 몸이 좋지 않아 자신의 건강관리를 위해 배웠다고 한다. 수지침의 효과를 본 이씨는 "내 경험을 다른 사람과 나누고 싶다는 욕구가 커져 무작정 수지침 봉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초기에는 수지침 봉사라면 장소를 가리지 않고 참여하며 열정을 불태웠다.
그렇게 5년 동안 셀 수 없이 많은 활동을 펼치며 자신감을 쌓은 이씨는 마침내 자신의 봉사단을 꾸리게 됐다. '아름드리 가족봉사단'은 이씨의 첫 독립 봉사단으로 봉사영역을 수지침에서 한발 더 나아가 상담, 생활지원, 사회사업 연결 등으로 넓히는 계기가 됐다.
이씨는 "변변치 못한 실력이었지만 침술을 받고 기뻐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전에 느껴보지 못한 '보람'을 경험할 수 있었다"며 "수지침 봉사를 다니다 우연히 알게 된 어려운 사람들을 돕다 보니 할 일은 갈수록 늘었지만 그만큼 '보람'은 더욱 커졌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이후로도 청소년지원센터 자원봉사, 동두천양주교육청 학생상담, 양주시자원봉사센터 '희망 나눔터' 코칭,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 등 쉬지 않고 이웃을 돕는 각종 활동에 참여했다.
급기야 자원봉사를 좀 더 알고 싶다는 욕심에 2015년에는 사회복지행정학과에 입학해 '늦깎이 대학생 생활'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런 그의 열정은 타의 귀감이 돼 행정자치부와 경기도, 양주시, 의정부지방검찰청 등 수많은 기관에서 표창장을 받기도 했다.
이씨는 "손가락보다 작은 침으로 시작한 봉사가 어느 순간 천직이란 생각이 들었다"며 "이제는 더 나아가 경제적으로 고통받는 어려운 이들의 생활 안정을 돕는 사회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며 제2의 봉사 삶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양주/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