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절감·외로움 등이 가장 큰 원인
자가격리자들 감염자 향한 분노도
피해 집착 벗어나 취미생활 바람직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불안, 우울감 등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블루(코로나19와 우울함(Blue)의 합성어)'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오랜 기간 사회적 단절과 격리 상황 등을 겪어야 하는 시민들의 마음은 더욱 지쳐가고 있다.
인천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를 위탁 운영하고 있는 가천대 길병원은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불안, 우울, 스트레스 등의 심리적 고통을 호소하는 이들을 돕기 위해 심리지원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하루 평균 350명의 시민들이 코로나19로 인한 불안 증세를 호소하며 상담을 받는다고 한다.
인천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장을 맡고 있는 가천대 길병원 나경세 교수는 "상담을 받는 시민들의 사례는 각기 다르지만,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단절감과 외로움 등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며 "개학이 연기되면서 아이 돌봄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부모에서부터 경제 불황의 타격을 받는 자영업자와 기업인 등 여러 이유로 상담을 받는 시민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확진자의 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를 하는 이들 중에는 감염자에 대한 분노와 원망을 표출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나경세 교수는 "상담자 중에는 코로나19에 걸린 것 같다며 과도하게 건강을 염려하는 시민들도 많다"며 "평상시 같으면 그냥 넘어갈 증세도 코로나19와 연관시켜 예민하게 반응하는 시민들이 적지 않다"고 했다.
그는 "이런 정신적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소화불량과 두통 등 진짜 육체적 병에 시달리게 된다"며 "이럴 때일수록 현재 상황을 능동적으로 수용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나경세 교수는 "코로나19 때문에 생긴 피해나 하지 못하게 된 것들에 집착할 게 아니라 오히려 그동안 집에서 못했던 독서, 영화, 요리 등 취미 생활을 해가며 닥친 상황을 인정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끝으로 나 교수는 "결국 모든 문제는 마음먹기에 달렸다"며 "코로나19로 인한 마음의 병을 치유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명호기자 boq79@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