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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 이사회 화상회의 장면./국프로축구선수협회 제공=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재정난에 처한 프로스포츠 구단들의 임금 삭감 카드가 나오고 있는 것을 놓고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에서 선수들의 동의 없는 급여 삭감에 대해 결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선수협은 18일 코로나19 여파로 구단 임직원 또는 선수단의 급여 삭감 조치 등과 관련해 "선수 동의 없는 (급여)삭감은 안 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4일 선수협은 화상회의를 통해 긴급이사회를 개최한 자리에서 해당 안건에 관한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근호 선수협회장은 "코로나 사태로 손실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파악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주호 부회장은 "K리그 일부 구단에서 선수가 급여를 삭감해 기부한 것으로 안다. 어떠한 경우에도 (삭감)강요가 있어선 안 된다"고 전했다.

김훈기 사무총장은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 국제축구연맹(FIFA), 아시아축구연맹(AFC) 등 국제기구들의 공통된 입장은 선수들의 계약이 가장 먼저 보호돼야 한다는 것"이라며 "어떠한 경우에도 선수들의 동의 없는 삭감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같은 선수협의 강경한 입장 표명은 자칫 구단 재정 악화를 빌미로 일부 K리그 1 구단인 부산 아이파크와 울산 현대 등에서 임직원 연봉에 손을 썼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구단에 반납이 아닌 기부 방식을 택한 김호곤 단장·김도균 감독·선수단 전원 등 K리그2 수원FC는 4~6월 보수 10%씩(연봉 3천만원 이하 제외)을 모아 그간 팬들에게 받아온 사랑을 보답하고자 '자발적'으로 나선 것도 선수협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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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원시민들을 위해 프로축구 K리그2 수원FC 선수단이 십시일반으로 자신들의 연봉 일부를 모아 제공하기로 최근 결정했다./수원FC 제공

A프로구단 핵심 관계자는 "해외 구단은 방송 및 대형 업체 스폰서 계약 등 입장료 외에도 들어오는 수입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재정난을 겪고 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 구단의 수익 구조는 더욱 단조롭고 뻔하기 때문에 선수협에서 (연봉삭감)분위기에 휩쓸려 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강경한 입장을 내는 것처럼 보인다"며 "분위기가 좋다고 할 수 없다"고 귀띔했다.

전날 선수협에서 연봉삭감 관련 문제에 대해 한국프로축구연맹 및 각 구단과 논의의 장을 갖자고 제안하자, 연맹이 환영과 함께 적극 소통 방침을 보인 데 대해서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B구단 관계자는 "이틀 전께 선수협은 하자와 말자는 입장이 반반으로 나뉜 것으로 파악했는데, 연맹이 이런 분위기 흐름을 다 알겠는가"라며 "구단에서 자체적으로 재정난 또는 기부 결정 등을 알아서 할 수 있게끔 해야 한다. 구단별 입장이 다 한결 같을 수 없는데 연맹이 논의의 중심에 서서 핸들링을 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수"라고 짚었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