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운 황해물범시민사업단장
인천녹색연합 특별기구인 황해물범시민사업단은 올해 인천시의 지원을 받아 백령도 점박이물범 보호에 앞장서게 된다. 박정운 단장은 "보호를 위한 지역 주민 조직을 형성해 역량을 강화하겠다"며 "지역사회도 발전하고 물범도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세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황해물범시민사업단 제공

市에 4천만원 지원받아 '사업 주도'
서식지 생계수단 '터전' 갈등 빚어
어촌공동체 발전 고려… 내달 이사도

"매년 300~400마리의 점박이물범이 찾는 백령도는 한반도 서해안 최대 서식지인 데다 황해 전체에서도 상당히 중요한 곳으로, 더욱 많은 관심과 보호가 절실합니다."

인천시는 백령도 점박이물범을 보호하기 위해 올해 환경단체인 인천녹색연합에 4천만원의 관련 사업비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주민참여예산사업의 하나로, 지역 주민이 점박이물범의 서식지를 자율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취지다. 인천녹색연합의 특별기구인 황해물범시민사업단이 관련 사업을 주도하게 된다.

사업단의 박정운(46) 단장은 "인천시는 점박이물범을 아시안게임 마스코트 등 홍보에 활용해 왔으나, 보호 정책에는 미흡했던 것 같다"며 "인천시의 이번 지원은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점박이물범을 보호하고, 주민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방안 등을 민·관이 함께 모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황해물범시민사업단은 지난해 3월 구성됐다. 그동안 녹색연합 본부, 인천녹색연합 등에서 진행하던 점박이물범 보호 활동을 통합해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박 단장은 녹색연합 본부와 녹색사회연구소 등에서 물범에 대한 보호 활동을 펼쳐왔다. 현재 사업단은 점박이물범에 대한 지역 인식 확산, 주민 참여 기반의 보호 방안 등을 마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해양보호동물인 점박이물범은 베링해, 오호츠크해, 동해, 황해 등에 무리 지어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백령도는 황해 개체군에 속하는 점박이물범의 주요 서식지다.

박 단장은 "백령도 서식지는 지역 주민들이 생계 수단으로 이용해 온 해양 공간이다 보니 보호 정책을 둘러싼 갈등이 있다"며 "물범 보호뿐 아니라 수산 자원의 지속가능한 생산, 어촌 공동체의 발전 등도 함께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해물범시민사업단은 앞으로 주민이 참여하는 점박이물범 모니터링, 청소년 점박이물범 생태학교 운영, 생태해설사 양성, 생태관광 시범사업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박 단장은 다음 달 백령도로 주거지를 옮겨 활동에 힘을 보탤 계획이다.

박 단장은 "지역에 물범에 관심을 갖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자리 잡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앞으로 생태관광 활성화를 위한 토대를 구축하는 등 자연·생태적 가치에 기반을 둔 지역 상생 사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