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대회 女·혼성계영 '한국新'
국가대표 선발로 올림픽도 꿈꿔
"선진국 따라가려면 아직 멀어"
경기스포츠과학센터 지원 '도움'

이후 1970년 제6회 방콕아시안게임에서 '아시아의 물개' 조오련이 한국 역사상 국제대회 첫 금메달을 획득했고 1982년 9회 뉴델리아시안게임과 1986년 10회 서울아시안게임에선 '아시아의 인어' 최윤희가 바통을 이어받아 금맥을 유지했다.
이어 2006년 15회 카타르 도하아시안게임부터 2010년 16회 광저우아시안게임에 이르기까지 '마린보이' 박태환이 한국의 위상을 떨쳤다.
수영 종목은 엘리트(전문) 체육뿐만 아니라 생활체육에서도 많은 대중이 참여하는 스포츠다. 지난해 194개국에서 7천500여명의 선수단이 출전해 화제를 모은 광주세계수영선수권은 국민적 관심과 감동을 이끌어 내 성공적인 대회로 평가받았다.
그러면서도 수영 종목 특성상 서울에 좋은 코치·학교·시설 등이 집약돼 있어 경기도 등 타지역 엘리트 유망주들은 개인의 성적 향상을 위해 서울로 학교와 소속을 옮기는 행태가 다반사였다. 그럼에도 박태환을 잇는 스타 선수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이근아(경기체고 3학년)는 한국 여자 수영의 새로운 샛별로 등장했다.
그는 지난해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여자계영 400m에서 정소은·최지원·정유인과 함께 3분42초58의 성적으로 한국 신기록을 수립했다.
여기에 혼성계영 400m에서도 양재훈·정소은·박선관과 호흡하며 3분31초20으로 역시 한국신을 세웠다. 지난해 8월 열린 제38회 대통령배전국수영대회 여고부에선 2관왕을 달성하는 등 유망주에서 한국 수영의 기대주로 성장했다.
지난해 12월 국가대표로 선발됐지만 코로나19로 진천선수촌을 나와 개인훈련을 진행하는 이근아를 19일 만났다. 그는 "13년간 수영을 해오면서 국가대표까지 발탁돼 자부심을 느끼게 됐다.
특별한 목표를 갖고 훈련에 임하진 않았는데 지난해 광주선수권에 출전하면서부터 올림픽에도 나가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며 "대회마다 작은 목표를 세우고 이루는 내 자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작지만 분명한 목표를 달성해 쌓은 성과가 오늘날에 이르게 됐다는 그는 최근 선수촌에 들어갈 수 없어 민간 수영장에 일반인들과 섞여 훈련하는데 2시간밖에 훈련하지 못해 안타까워했다.
이근아는 지난해 광주선수권과 연계한 수영계의 현실에 대해 "분명 한국신을 세웠음에도 아직 세계 수영을 따라가려면 멀었다고 생각한다"며 운을 뗀 뒤 "일본은 신체조건이 우리보다 나빠도 우수한 선수들이 등장하고 있다. 수영의 선진국인 미국·호주로 전지훈련을 가보고 싶다. 내 기록을 매일 갈아치우고 싶을 정도다. 이런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변방에 머물렀던 한국 수영이 세계에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선수별로 한계치가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타고난 게 있어 (수영을)잘 하는 것이라고 말을 듣기도 했지만, 사람마다 고통의 차이는 있는데 이를 참고 인내해서 한계를 뛰어넘는 게 국가대표라고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끝으로 이근아는 "경기스포츠과학센터에서 수년간 지원해준 심리·영양·기술상담 등이 기량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됐다. 노력과 시스템의 백업이 원활하게 이뤄진다면 분명 좋은 결과가 찾아올 것"이라며 "수영을 통해 많은 도전을 하고 좋은 성과를 이루기도 했다. 아직 어린 나이지만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집중력을 높인다면 언젠가 한국을 대표하는 수영 선수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