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숙 과천시재향군인회 여성회장은 "과천은 봉사활동이 매우 활발한 지역"이라며 "자신은 특별하지 않다"고 인터뷰에 손사래를 쳤다. 과천/권순정기자 sj@kyeongin.com

쓰레기 줍기·꽃심기·어르신 돕기 등
20여년째 궂은일 마다않고 사랑 손길
사명아닌 기쁨… '좋은 이웃' 남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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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는 어떤 일을 하느냐보다 어떻게 하는가가 더 중요한 거 아니겠어요?"

이명숙(60) 과천시재향군인회 여성회장은 봉사하는 데 있어 항상 긍정적이고 적극적이다.

이 회장은 동네 쓰레기 줍기, 배식봉사, 화단에 꽃 심기, 고추장·된장 담그기, 노인복지관에서 어르신들과 간식 만들기, 김장행사 등의 봉사를 20여년째 이어오고 있다.

허드렛일이라도 마다하지 않고 도움 요청에 언제나 화답한다. 그래서 기관에서 일만 생기면 그를 찾나 보다. 과천시재향군인회뿐만 아니라 여성예비군, 농협 고향주부모임, 주민자치회, 과천시자원봉사센터 등 지역의 여러 봉사단체에 속하게 된 것도 그 때문이다.

이 회장이 가장 반가워하는 봉사는 어르신 대상이다. 부모님이 마흔 넘어 늦둥이로 낳고 시부모님과 함께 산 터라 자신보다 연배가 높은 어른들을 대하는 것이 더 쉽다고 한다.

"어르신들 봉사가서 '하지마세요, 제가 할게요'라고 하면 정말 크게 웃으시면서 귀여워해 주세요. 제 나이가 환갑이지만 봉사 가면 제일 어리다고. 그러니 귀여움도 얻고 젊음도 얻고 얼마나 좋아요."

그에게 봉사는 '사명'이라기보다는 '삶의 일상이자 기쁨'이다. 가장 기쁨을 줬던 경험으로 지난해 태풍피해 복구를 꼽았다. 추수를 앞두고 몰아친 태풍 때문에 일년 농사를 망친 논을 정리했다.

"과천시 봉사단체들이 버스 한 대를 빌려 함께 강원도로 갔어요. 유기농 벼농사를 지었는데 추수도 못하고 다 망가졌어요. 미생물이 썩는 냄새도 진동했죠. 그 농부 마음이 어땠을지 생각해보세요. 너무 안타까워 눈물이 났어요. 그래도 농부는 우리가 논을 정리해주자 희망을 찾았다며 웃어줬어요. 울다가 웃었죠."

이야기는 코로나19로 이어졌다. "판로가 막힌 과천 화훼농가의 장미꽃밭을 갈아엎던 때도 많이 울었어요. 너무 마음 아파요. 그래도 힘든 때 누군가가 힘을 보탰다는 위안을 드려야죠."

타인의 마음에 공감하는 이 회장의 봉사활동은 기한이 있다. 아들 둘을 통해 손주들이 생기기 전까지다.

"대부분 사람들에게 봉사가 인생의 전부가 될 수는 없어요. 봉사에 열정을 쏟던 것도 인생의 한 페이지겠죠. 아이들이 엄마가 필요없는 나이가 되자 이웃을 도왔다면 다시 내 가족들이 날 필요로 할 때 그 자리로 돌아갈 겁니다."

이 회장의 솔직한 선언. '끝까지 봉사하겠다'란 말보다 더 진실한 그 한계선 때문에, 그가 끝까지 '좋은 이웃'으로 남을 것이란 확신이 들었다.

과천/이석철·권순정기자 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