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구나 쉽게하는 전래놀이 전승 취지
2000년 시작 현재 교원 126명 한마음
발굴·재해석, 아이들 즐길땐 자부심
'쌍륙놀이·고누·망차기·실뜨기·유객주·산가지를 아시나요'.
한때 우리네 아이들이 골목에서, 들판에서 소리 지르고 몸을 부딪혀가며 함께 호흡하게 만들었던 놀이들이다.
지금은 생소한 이런 '우리네 놀이'를 알리는데 앞장 선 사람들이 있다. 전래놀이를 이어가고 아이들이 바른 놀이문화를 형성할 수 있도록 보급하는 '경기도민속놀이교육연구회'다.
지난 2000년 경기도내 교사 20여명이 뭉쳐 '학생들이 쉽게 따라 하고 모두 참여할 수 있는 민족 고유의 놀이를 찾아보자'며 시작된 연구회는 현재 유·초·중·고 교원 126명이 함께 하고 있다.
서대기(용인 기흥초 원로교사) 회장은 "학교에서 왕따 등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학생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마땅히 풀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제대로 놀아주고 어울리며 협동심을 키우는 문화가 필요한데 민속놀이는 이런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잘 노는 사람이 성공한다'는 말도 있듯이 전래놀이를 통해 팀워크, 창의적인 문제 해결 능력, 리더십 등을 키우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회는 옛 문헌, 민속자료 등을 뒤지며 잊혀진 놀이들을 찾아낸다. 또 옛것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교사 연수·학생 캠프 개최 및 학습자료 제작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김태화(화성 청계중 교사) 부회장은 "전통놀이 체험을 하면서 우리나라의 독특한 문화를 구체적으로 알게 됐다"며 "마치 숨겨진 보물을 찾는 것처럼 옛 놀이를 발굴하고 담겨있는 비밀을 하나씩 알게 되면서 자부심을 느꼈다"고 전했다.
그는 "처음에 낯설어하던 아이들이 '선생님 너무 재밌어요'라고 말할 때면 이 일을 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또 해마다 민속놀이 축제에서 아이들과 신나게 놀았던 기억들은 좋은 추억으로 남는다"고 미소 지었다.
신혜란(안양 중앙초 교사) 안양지회장은 "퇴근 후나 주말에 쉬고 싶을 때도 있지만 생각이 통하는 사람들과 연구활동하는 것이 너무 좋다. 전문성도 신장할 수 있어 자아성찰의 기회가 돼 많은 도움이 된다"며 연구회 참여를 '강추'했다.
아이들이 해맑게 웃는 모습에서 보람을 느낀다는 이들은 더 많은 교사·학생들이 전래놀이를 접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를 위해 학교 구성원에 국한된 민속축제를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마을축제'로 넓히고 전래놀이교육사를 확대·양성하는 꿈을 품고 있다.
이들은 "연구회 회원들 모두 하루빨리 학교 현장이 정상화돼 아이들과 다시 신명나게 '놀 수 있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송기자 snowso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