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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간 국가대표로 활약하고 있는 '장애인 수영계의 에이스' 조원상. /수원시장애인체육회 제공

런던패럴림픽 銅·혼계영 세계新
어머니손 빌려 개인훈련에 매진
도쿄서 '유종의 미' 지도자 도전
"사회성에 도움… 대회 늘어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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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도쿄올림픽과 도쿄패럴림픽이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1년 연기된다는 결정이 나오면서 올림픽을 대비해 온 대한민국 국가대표들은 나이 문제를 비롯해 국내외 선발전 일정이 불투명해지면서 종목별 훈련 스케줄 문제등으로 고민이 많아졌다.

장애인 국가대표 역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훈련을 해오던 이천훈련원을 퇴촌해 개인적으로 트레이닝을 실시한다고 하지만, 비장애인과는 다르게 신체적 불편함이 없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가족의 손을 빌려 체력을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12년 동안 수영종목 국가대표로 활약하고 있는 '장애인 수영계의 에이스' 조원상(27·지적장애·수원시장애인체육회)도 이천훈련원을 잠시 떠난 뒤부터 어머니 김미자(54)씨와 함께 사설 수영장을 찾아 개인훈련을 이어가며 패럴림픽 메달 획득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조원상은 26일 "오랜 기간 국가대표직을 유지하면서 슬럼프도 많이 겪어왔다"며 "올해 대표팀에서 활약하게 됨으로써 도쿄패럴림픽에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즐거운 마음으로 대회를 준비했지만, 1년 연기돼 너무나 아쉽다"고 심정을 털어놨다.

지난 2011년 어깨부상으로 기록이 전체적으로 떨어져 가장 힘들었던 시기였다지만, 코로나19는 자신은 물론 대표팀 선수 모두를 슬럼프에 빠지게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고 있는 그다.

조원상은 이어 "대표팀 훈련을 하지 못할지라도 어떤 방식으로도 개인연습을 지속하고 있다"며 "수영은 하루라도 쉬게 되면 기록과 순위가 확 뒤바뀔 수 있기 때문에 연습을 게을리할 수 없다. 운동을 하지 않으면 0.01초의 기록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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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수영 에이스 조원상과 어머니 김미자씨.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

초등학교 2학년 시절 수원 중앙기독초 체육교사의 권유로 수영을 시작하게 된 그는 2012년 런던패럴림픽에서 자유형 200m로 3위, 2014년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개인혼영 200m 1위·자유형 200m 3위, 2017년 멕시코 장애인수영세계선수권대회 자유형 200m 1위·개인혼영 200m 2위·접영 100m 2위, 2018 인도네시아 장애인아시안게임 자유형 200m 2위·접영 100m 3위, 세계 발달장애인 종합 선수권대회 2019 이나스 글로벌 게임즈 자유형 50m 2위·혼계영 400m 1위(세계신기록) 등 빼어난 기량을 자랑해 왔다.

이에 2018년 10월 체육훈장인 맹호장과 경기도지사 표창을 수상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조원상은 주종목 변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배영 기술을 따로 전수받았는데 큰 매력을 느껴 결국 자유형을 뛰지 않게 됐다. 팀에서 연습을 많이 시켜왔기에 최근 배영 기록이 좀 더 올라왔다"며 "접영은 원래 주종목이어서 언제 출전해도 우승권에 들 수 있다"고 자신했다.

특히 장애인을 위한 수영대회가 늘어나길 희망했다. 그는 "경기도 또는 경기도교육청, 수원시 등에서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한 대회가 많아지길 바란다. 체력 증진 목표 외에 사회성 향상에 수영 등 대회 출전이 상당한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며 "현실은 시설 임대조차 안돼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끝으로 "내년 도쿄패럴림픽을 마지막으로 은퇴를 생각하고 있다. 당초 목표와 꿈이 올림픽 3번 출전이었는데, 이룰 수 있을 것 같다"며 "은퇴 후에는 수원에서 받은 사랑을 보답하고자 지도자로서 생활하겠다"고 전했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