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급식 친환경 식자재 납품 총괄
코로나로 애써 키운 작물 버려질판
'재난소득처럼 지원' 정부건의 결실
이천에서 딸기를 재배하는 한 농부와의 만남이 시작점이었다.
학교 급식에 쓸 딸기를 재배해놨는데 코로나19 때문에 개학이 연기되는 바람에 모두 썩을 판이라는 하소연을 듣고 한번 다 같이 힘을 모아보자는 데서 출발했다.
27일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1천93억원을 투입, 개학 연기로 납품에 차질이 빚어진 급식 식자재를 '농산물 꾸러미'로 만들어 전국 8개 시·도 초·중·고등학생 364만명에 지원키로 결정한 가운데 이를 처음으로 기획해 경기도에서 시행한 강위원(사진)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장은 "늦었지만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진흥원에선 경기지역 학교 급식에 쓰이는 친환경 농산물 납품을 총괄한다. 개학이 더 연기되면서 피해는 농가 전체로 확대됐고 나아가 물류업체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강 원장은 "급식 자재로는 납품이 도저히 안 되는 상황이니 이를 소분해 일반에 판매해 봤는데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친환경 농산물이라 일단 품질이 우수하니까. 그런데 이것만으로는 피해를 해소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원래대로라면 학교에서 급식을 먹었어야 할 학생들 모두에게 일종의 재난기본소득처럼, 이 농산물 꾸러미를 제공하자고 정부 등에 제안했다"면서 "논의는 길어지고 애가 탔다. 거의 한 달을 회의로 소모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당정의 결정으로 어려움을 겪던 전국 농가에 숨통이 트이게 된 가운데, 강 원장은 당정의 결정을 "위로에 그치는 게 아닌, 실제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라고 평했다.
"그동안 도는 농가 피해를 줄이기 위해 공동구매도 하고 드라이브 스루 형태로 판매도 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했다. 그런데 도만의 힘으로는 한계가 있으니까, 아무래도 근본적 해결책이라기보다는 눈물을 흘리는 농민들과 함께 울어주는 정도에 그쳤다. 이번 결정은 실제 눈물을 닦아주는 데까지 이른 것"이라면서 "다만 도가 공동구매, 드라이브 스루 판매를 추진하면서 농가들의 절박함이 많이 알려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부터 더 바빠질 것 같다"고 했다.
강 원장은 "경기도 농산물 수급 현황이 어떤지 시급하게 파악했다. 농산물 꾸러미를 다변화해서 각 가정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을 넓히려고 한다. 누구도 차별 받지 않고, 또 너무 오래 기다리지 않고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과정의 갈등 없이 순조롭게 이뤄질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