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도 비접촉
팬들은 화면에서 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0 KBO리그 개막전에서 우천으로 경기 시작이 지연되자 치어리더들이 응원전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SK, 현장분위기 살려 팬과 호흡
애국가 사전제작 영상으로 대체

kt·응원단 합작 5G 활용 '쌍방향'
춤 추다가 딱걸린 '웃픈 장면'도


프로야구 2020
프로야구 KBO리그가 코로나19로 인해 1개월가량 늦춰졌지만 국민들의 성숙한 시민의식과 의료진의 헌신으로 마침내 2020시즌 첫발을 힘차게 내디뎠다.

KBO리그 2020시즌 개막전이 5일 어린이날에 전국 5개 경기장에서 일제히 치러졌다.

 

개막전은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무관중 경기로 진행됐지만 5곳의 경기가 모두 TV를 통해 생중계되면서 야구팬들 뿐만 아니라 국민들에게도 꿈과 용기를 심어줬다.

이날 경기는 국내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5월에 열린 것이어서 역사적인 현장으로 기록된다. 또 전 세계 야구 경기를 진행하는 국가 중 대만에 이어 2번째로 KBO리그가 개막했다.

개막전도 예년과 다른 모습으로 팬들을 찾아갔다.

공식 개막전이 열린 인천에선 SK 와이번스와 한화 이글스 선수들이 경기 전 마스크를 쓰고 도열해 눈길을 끌었다.

용돈을 모아 마스크를 기부해 시구자로 뽑힌 노준표 어린이 역시 마스크를 쓰고 시구했다.

홈팀 SK는 현장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펼치며 야구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SK는 응원단을 정상적으로 운영하면서 온라인상에서 팬들과 호흡했다.

팬들의 응원 모습은 화상회의 시스템과 전광판을 통해 그라운드에 그대로 전달됐다.

애국가는 지역 어린이집 원아들이 사전 제작한 영상으로 대신했고 야구장 곳곳에는 국민과 의료진에게 보내는 메시지 문구로 꾸며졌다.

타석 후면 전광판엔 '코로나는 코리아를 이길 수 없다'는 메시지가 나왔고 외야석은 팬들의 사진과 채소 '무' 캐릭터가 그려진 현수막이 걸렸는데 이는 '무관중'과 발음이 같은 '무 관중'을 연출한 것이다.

또다른 개막전이 치러진 kt wiz와 롯데 자이언츠의 수원 KT위즈파크에서도 응원단이 눈길을 끌었다.

1루 응원단상에는 홈 팬들을 위해 400인치 대형 LED 스크린과 무대가 설치됐다. 대형 스크린 좌측 화면에는 김주일 KT 응원단장과 치어리더들이, 우측에는 팬들의 영상물이 게시됐다.

특히 일부 팬들은 자신의 응원 순서도 모르고 흥겹게 치어리더들의 춤을 따라 하다가 방송 화면에 잡히자 부끄러워 그대로 얼음이 되는 장면도 포착되는 등 경기장을 찾지 못한 팬들이 저마다의 응원을 통해 아쉬움을 달랬다.

이 같은 쌍방향 소통 응원전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무관중 시대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한 kt와 응원단이 만든 아이디어로 5세대(5G) 이동통신 기술이 활용됐다.

김 응원단장은 "kt는 기술을 갖춘 모기업이 있기에 이런 응원전도 펼칠 수 있는 것"이라며 "우리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직업을 갖고 있다. 최고는 아니지만 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주어진 상황에서 팬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는 최선의 응원을 펼치고 싶다"고 다짐했다.

/임승재·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