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년체전 우승·MVP '전국 평정'
부상 전화위복·市클럽 후원 든든
올해 목표는 'ATF 톱5·유럽투어'
공부도 신경… '영어수업에 충실'

타 종목 국가대표 선수들은 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을 따내면서 국민들의 큰 관심과 사랑을 받아왔지만 테니스는 세계 무대에서도 톱 10에 진입한 경험이 없어 비인기 종목으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테니스 불모지에서 이형택 해설위원에 이어 전 세계 이목을 집중시킨 '수원의 아들' 정현(한체대)이 등장해 아시아 테니스의 자존심을 지켰지만 이후 이렇다 할 유망주가 발굴되지 못한 상황이다.
하지만 정현을 이을 차세대 기대주가 오산에서 발굴됐다.
화제의 주인공은 6살 때부터 아버지를 따라다니며 동네 테니스 동호인부에서 라켓을 잡게 된 노호영(문시중 2학년·오산시테니스전문스포츠클럽)이다.
노호영은 또래보다 큰 키를 이용한 강한 서브와 스트로크가 장점이다. 여기에 차분한 성격으로 경기 운영을 잘 풀어나가는 등 명석한 플레이를 펼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6일 만난 노호영은 "테니스가 즐겁기 때문에 훈련이 싫거나 질린 적은 없었다"며 "초교 6년 당시 허리 부상을 입었는데 재활하면서 제 컨디션을 찾았고 착실히 훈련하다 보니 어느새 1위 자리에 오르게 됐다. 부상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14세의 나이에 신장 178㎝에 이르는 과정에서 초교 6년 시절 전국소년체전 우승과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한 그는 이후 성장통으로 무릎 통증에 이어 허리부상까지 진단 받는 등 선수 생명까지 위협받았다. 하지만 그는 몸 관리 및 트레이닝의 중요성을 인지한 계기가 됐다.
5년째 그를 담당하는 시테니스전문스포츠클럽에서도 이를 고려, 동시에 세계 1~2%에 속하는 엘리트(전문) 선수들의 일정과 유사한 개별 프로그램을 구성해 제공 중이다.

이 같은 노호영과 클럽의 노력으로 지난해 제54회 전국주니어선수권과 74회 전국학생선수권에서 각각 준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ATF(아시아테니스연맹) 김천아시아 14세부에서 정상에 올라 국내 1위 랭커로 발돋움했다.
올해 그의 목표는 ATF 랭킹 '톱 5' 안에 들어 자체 선발을 통해 유럽 투어에 참여하는 것이다. 이는 대한테니스협회가 중국 젬데일 그룹 테니스 아카데미와의 MOU를 통한 것으로 남녀 12~16세 주니어 선수가 대상이다. 장학생 선발 시 1년간 심천 젬데일 아카데미에서 트레이닝을 받은 뒤 유럽 투어 등 국제대회 참가 경비 지원 등을 받게 된다.
이미 노호영은 1차 기본적인 신체 능력 테스트는 통과 통보를 받은 상태지만 2차 테스트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대회가 미뤄져 일정을 새로 잡아야 하는 상태다. 일정이 명확하진 않지만 아직 나이가 어린 탓에 휴학하더라도 꼭 참여하고 싶은 의지다.
그러면서도 공부하는 학생 선수가 되고 싶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는 "테니스에 재능이 있고 실력이 좋더라도 큰 부상을 입게 되면 선수로 뛰지 못할 수도 있다. 사회 진출 시 공부는 기본이 되니까 공부와 체육을 병행하는 것 자체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학교 수업 외에도 좋은 기회를 통해 원어민과의 영어수업도 충실히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정현과 같이 '오산의 아들' 노호영이 되고 싶은지에 대한 질문에 "오산에 살고 있고 오산시체육회로부터 지원을 받아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실력이 더 좋아진다면 그런 호칭을 얻고 싶다"며 "제 노력도 있지만 시의 관심과 지원으로 오늘날에 이르렀다. 현대 테니스를 선도하는 그리스 출신 스테파노스 치치파스와 같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