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0701000246300011211.jpg
분당 차병원 신경과 김현숙 교수(왼쪽)·차 의과학대학교 의생명과학과 송지환 교수 /분당 차병원 제공

분당 차병원(원장·김재화) 신경과 김현숙 교수·차 의과학대학교 의생명과학과 송지환 교수팀이 임상 등급의 인간 신경줄기세포가 헌팅턴병(Huntington's disease) 전임상 동물모델에서 치료 효과가 있음을 밝혀냈다.

줄기세포분야 국제학술지인 '스템 셀(Stem Cells)' 5월호 온라인판에 게재된 이번 연구는 헌팅턴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인간 신경줄기세포를 활용한 임상적용의 토대를 마련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헌팅턴병은 대표적인 신경 퇴행성 유전 질환이다. 보통 35세에서 44세 사이에 발병하고 15~20년 내에 사망에 이르게 된다. 대표적인 증상은 무도증(몸이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흐느적거리듯 움직이는 증상)과 우울증, 치매 등이다. 10만명 당 5~10명 정도의 빈도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현재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실정이다.

김현숙·송지환 교수팀은 실험용 쥐로 헌팅턴병 동물모델을 만들고 인간 신경줄기세포를 손상된 신경조직 부위에 이식했다. 8주 후 3종류의 운동시험법을 시행한 결과 대조군에 비해 운동기능이 30% 이상 유의적으로 향상되는 것을 확인했다.

또 이식된 신경줄기세포는 다양한 신경세포로 분화돼 헌팅턴병으로 인해 손상된 신경조직 복구에 직접 기여했을 뿐만 아니라 신경교세포 상처(glia scar)의 감소, 염증 반응의 감소, 내재성 신경세포형성의 증가, 혈관 형성의 증가 등을 일으켜 손상된 뇌 조직을 전반적으로 개선시켰다.

송지환 교수는 "이번 연구에는 영국 리뉴런(ReNeuron)사에서 개발된 CTX 신경줄기세포가 사용됐는데 CTX 신경줄기세포는 이미 영국 및 미국 등지에서 뇌졸중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상 연구가 진행 중이고 세포 자체가 갖는 안전성 및 효능이 입증된 상태다. 앞으로 헌팅턴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적용에 소요되는 시간이 상당히 단축될 가능성이 높다"며 헌팅턴병 임상적용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과 (주)아이피에스바이오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성남/김순기기자 ksg201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