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관, 반입물품 세금부과… 경제발전 기여
마약·총기 등 금지 품목 감시도 주요 업무
최초 공항세관, 1929년 경성비행장에 설치
인천공항, 관세청 인력 5천중 1200명 근무

관세법도 그 목적을 '관세의 부과, 수출입 물품의 통관을 적정하게 하고 관세 수입을 확보해 국민 경제 발전에 이바지한다'고 명시한다.
세관의 역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관세 국경의 수호자로 공항이나 항만을 통해 우리나라로 반입되는 모든 물품을 감시한다. 마약, 불법 무기, 불량 먹거리 등이 국내로 들어오는 것을 막아야 한다.
세관이 무기 반입을 막지 못한다면 정부가 각종 테러로부터 국민을 지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를지도 모른다. 세관의 임무는 국민의 안전, 치안문제와 직결돼 더욱 중요시된다.
바다에서 시작한 세관의 역사는 인천국제공항이 개항하면서 본격적으로 하늘길로 확대됐다. 현재 관세청 인력 구성을 봐도 인천국제공항의 중요성을 엿볼 수 있다.
관세청에는 전체 약 5천명이 근무하고 있는데, 이중 1천200여명이 인천국제공항에 몰려 있다. 단일 기관으로 가장 큰 규모다.
500여명이 있는 인천항보다 2배 이상 많다. 개항 초기 인천국제공항에는 870여명의 세관 직원이 근무했는데 특송·화물 물동량, 여객 수요량이 계속해서 증가하면서 인력도 늘어났다.

우리나라 제일의 인천국제공항은 인천본부세관(이하 인천세관)이 지키고 있다.
지난 8일 오후 4시 30분께 찾은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전 세계가 난리 통인 가운데 승객 230여명이 탑승한 도하발 카타르항공 QR858 여객기가 도착했다.
X-ray 검사를 마친 250여개의 여행용 캐리어가 짐 찾는 곳으로 나오자 인천세관 마약 탐지견인 블랙 래브라도 리트리버 '로드'가 모습을 나타냈다.
목줄을 착용한 로드는 '파트너'인 김직수(39) 탐지조사요원의 신호에 맞춰 컨베이어 벨트 위에 있는 여행용 캐리어의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로드가 다른 곳을 바라보며 집중력이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자 김직수 요원은 손으로 캐리어를 두드려 다시 집중을 유도했다.
로드는 짐을 기다리는 승객들의 휴대가방에도 코를 가져다 댔다.
김 요원은 이용객이 놀라지 않도록 "그대로 계시면 됩니다"라고 안내했다. 로드는 주로 벨트 한쪽 면을 수차례 왕복하며 돌아가는 모든 짐의 냄새를 맡았다.
마약 점검은 30분간 이어졌다.
2018년 7월부터 로드와 호흡을 맞추고 있는 김직수 요원은 "매일 수하물에 마약을 숨긴 뒤 찾게 하는 훈련을 통해 후각을 유지하고, 마약을 찾아내면 놀이나 간식 등을 줘 필사적으로 찾아내게끔 훈련한다"며 "요원과 탐지견은 호흡이 상당히 중요해 한 번 파트너가 되면 탐지견의 임무가 끝날 때까지 '동반자'가 된다"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을 통한 마약 밀반입은 인천세관의 주요 단속 대상이다.
공항에 대한 마약 단속은 1980년대 말부터 본격화했다. 필로폰과 대마초 등의 마약이 국내에 퍼지면서 노태우 정부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게 계기가 됐다.
이전까지는 항만을 통한 밀반입이 주를 이뤘지만 1989년 전 연령에 대한 해외여행이 자유화하면서 공항은 밀반입을 노리는 자들의 새로운 표적이 됐다. 로드와 같은 마약 탐지견이 생긴 것도 이때다.
사람보다 후각이 1만 배 이상 뛰어나 마약을 찾는 데 제격인 마약 탐지견은 1989년 김포국제공항에 처음 배치됐다. 이듬해 세관에는 지금의 마약조사과와 같은 마약 전담 부서도 신설됐다.
현재 전국 현장에 투입된 마약 탐지견 42마리 중 23마리가 인천국제공항에 있다. 마약 탐지견은 지난해 전국 세관에서 모두 156건의 마약류를 적발했다.
마약 밀반입은 인천국제공항 개항 초기부터 극성을 부렸다. 2002년에는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시가 3억원 상당의 대마초 30㎏을 밀반입하려던 남아공 국적 남성이 가방을 버리고 달아났다가 붙잡히는 일도 있었다.
당시 경인일보 보도를 보면 이 남성은 자신의 가방이 세관의 정밀검사 대상으로 정해지자 분실물은 항공사에서 보관한다는 점을 악용해 입국장에 가방을 두고 인근 호텔로 도주했지만 세관의 눈을 피하지는 못했다.
연간 7천만명에 달하는 국제선 이용객이 우리나라로 들고 오는 짐과 화물 역시 세관의 감시대상이다. 세관을 피하려는 꼼수가 갈수록 교묘해지는 탓에 이들을 적발하기 위한 세관의 수법도 다양해지고 있다.

7천만명 달하는 국제선 '마약 탐지견' 활용
1950년 김포공항 '금불상 반출 미수' 시끌
코로나 사태에 '마스크 불법 반출' 단속도
세관의 수하물 검사는 비행기에서 짐이 내려질 때부터 이뤄진다.
모든 기탁 수하물은 계류장 세관 벨트로 옮겨져 인천본부세관 공항감시과의 X-ray 검사를 받는다. 수하물에 숨겨진 금괴나 불법무기 등은 대부분 이 과정에서 걸러진다.
세관은 X-ray를 통해 검사 대상 물품에는 노란색 실(검색 표시)을, 총기류 등 안보 위해 물품이 의심되는 수하물에는 빨간색 실을 붙이는 등 4가지 색으로 구분해 의심 수하물을 걸러낸다.
인천세관은 또 입국장에 사복 감시원을 투입해 거동이 수상한 사람을 감시하기도 한다.
항공사로부터 도착 승객 명단을 사전에 입수한 뒤 축적된 내부 데이터를 활용해 우범 여행자를 분석하는 것도 밀반입을 막기 위한 방법 중 하나다. 승객이 비행기에서 내려 공항을 나설 때까지 끈질기게 세관의 감시가 이뤄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게 인천공항에서 적발된 마약류는 2002년 111건에서 지난해 628건(14만7천여g)으로 늘었다.
실탄류도 2002년 434발에서 지난해 4천173발로, 도검류도 75개에서 408개로 증가했다. 적발 건수가 늘었다는 건 그만큼 반입 시도도 늘었다는 의미다. 인천세관이 공항에서 경계를 늦출 수 없는 이유다.

공항에 세관이 처음 생긴 건 언제일까.
우리나라 최초의 공항인 여의도비행장에도 세관이 있었다. 1916년 건설된 여의도비행장은 1929년 4월 경성비행장으로 이름을 바꾸고 항공기를 통한 우편수송을 정식으로 취급했다.
일본은 같은 해 9월 여객수송도 본격화하고 당시 인천세관 산하에 우리나라 최초의 공항 세관 격인 '경성비행장세관출장소'를 설치했다.
과거 기록을 살펴보면 일본은 항공 수송 증가에 대비해 세관 설치를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1927년 11월 27일자 동아일보에는 '관문지요처에 세관비행장 설치'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동아일보는 '소화 4년(1929년)부터는 대규모의 항공수송도 개시하게 되야 수송품의 취체(取締)를 필요로 할 경성여의도비행장은 항공 수송품의 검사지로서 시행규칙도 근근발포(近近發布)될 터이다'라고 보도했다.
1950년 김포공항에서는 한 무역상이 국보와 유사한 높이 11㎝ 짜리 금불상을 일본으로 반출하려다 적발돼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1950년 3월 1일, 무역상 박씨가 '외무부 비서실장' 명의로 된 서류 봉투에 금불상을 넣어 주일대표부 비서관에서 보내는 척 일본으로 빼돌리려다 김포공항 세관 검색대에서 걸린 것이다.
이 불상은 압수 후 국가에 귀속됐고, 현재는 '신수 200번 금동보살입상(사진)'이라는 이름으로 국립부여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국보 제293호인 부여 규암리 금동관음보살입상과 형태가 유사해 같은 시기인 7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당시 동아일보와 경향신문 등의 언론은 외무부와 박씨와의 연관 관계 등을 파헤치기 위해 이 사건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1950년 3월 10일자 경향신문에는 '탁송원인은 무엇?'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보도됐다.
경향신문은 이 기사에서 "무역상과 탁송을 맡긴 이는 어떠한 관계가 있으며, 무엇 때문에 외무부 비서실장 명의를 썼는가에 대해서는 의아가 도저히 풀리지 않는다"며 "비서실장은 언급을 피하고 있어 석연치 못한 바가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이승만 대통령까지 나서 밀수자를 엄벌에 처하고 적발 세관원은 표창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무역상과 외무부의 관계는 밝혀지지 않았다.
우리나라 공항역사와 그 시작을 같이 한 세관은 갈수록 그 역할이 커지고 있다. 2001년 개항한 인천국제공항은 지난해 국제 여객 기 준 세계 5위, 국제 항공 화물 물동량 세계 3위의 공항으로 발돋움했다.
공항을 통한 여객, 화물 물동량이 증가할수록 관세를 부과하고 밀반입 물품을 막아야 하는 세관의 역할이 중요해지는 것은 당연할 터.
최근에는 과세물품을 자진 신고하는 국민이 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공항을 통해 해외를 다녀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적어내야 하는 세관 신고서가 바로 자진 신고다. 해외나 국내 면세점에서 600달러를 초과하는 물품을 구매하면 세관에 신고해야 한다.
세관은 2015년부터 자진신고를 하면 관세의 30%(15만원 한도)를 감면해 주지만, 신고하지 않았다가 적발되는 경우 납부금액 40%의 가산세를 더 내도록 하고 있다.
인천본부세관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 휴대품 자진신고 건수는 지난 2015년 9만4천여건에서 2018년 20만7천여건으로 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 과세 물품을 신고하지 않았다가 적발돼 가산세를 부과한 경우는 2015년 6천600여건에서 2018년 2천200여건으로 줄어들었다.
인천세관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사회 안전이 더욱 중요시되고 있는 만큼 마스크 불법 해외 반출을 막고, 수·출입 기업 지원에도 24시간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공승배기자 ksb@kyeongin.com, 사진/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