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곰장어, 큼직큼직하게 잘라 올려
입안 가득 채운 한조각 '소주 생각' 절로
상호는 '달빛 장어'다. 지난 2006년 12월부터 안성시 당왕동 주택가 골목에서 짚불 곰장어 구이로 시작했다. 하지만 연기로 인한 동네 민원 때문에 약간 외곽인 지금의 가현동으로 옮겼다.
다 같은 곰장어가 아니다.
우선 곰장어가 '굵직굵직' 하다. 주인장이 쇠꼬챙이에 곰장어를 돌돌 말아 숯불 위에 올려놓으면 미친 듯이 온몸을 뒤흔든다. 보기에는 약간 혐오스러울 수 있지만, 그 맛을 한번 느끼면 눈이 저절로 감기면서 다시 번쩍 떠질 정도로 신세계를 느낄 수 있다.
일반 시중 곰장어는 냉동이 많다. 하지만 이곳 곰장어는 살아 있는 '생물'이다.
우선 꼬챙이에 말아놓은 곰장어들이 지글지글 구워지면 가위로 듬성듬성 자르면 된다. 이어 조금만 지나면 흰색의 '척수'가 양쪽으로 길게 삐져나온다. 그리고 노릇하게 구워진 곰장어를 한 젓갈 집은 뒤 양념장에 찍어 입속에 넣으면 된다.
맛이 고소하고 담백하다. 크기가 두꺼워 한 토막을 씹어도 입안 가득히 채울 수 있다. 여기에 애주가라면 소주 한잔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생물 곰장어 관리가 이 집 곰장어 맛의 가장 중요한 비결. 주인장 박은옥(50·여)씨는 "곰장어 100여 마리를 한꺼번에 수족관에 넣어 뒀다가 한 마리가 병이 들어 모두 폐사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매일 같이 수족관을 청소해주고 관리해주는 일이 가장 중요하고 그것이 비법이라면 비법이다"고 전했다.
이 집이 식도락가들의 발길을 붙잡는 이유가 또 하나 있다. 바로 밑반찬들과 함께 나오는 별미 순두부 찌개다. 팔팔 끓인 생순두부 위에 생계란 하나 올려주면 그 맛 또한 일품이다. 이에 더해 이 집만의 특색인 순두부 라면까지 마지막 입가심으로 먹어주면 한우 꽃등심 요리가 부럽지 않다.
처음에는 곰장어가 많이 팔렸지만, 지금은 바다장어와 민물장어도 꽤 인기를 끌고 있다고 주인장이 귀띔해 준다. 날씨가 더워 지치기 쉬운 요즘 곰장어 먹고 원기를 회복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안성에 위치한 달빛장어에서 기력을 팍팍 보충해 보는 건 어떨까.
가격: 산곰장어 大 3인분(5만5천원), 小 2인분(4만원), 풍천민물장어 3마리 6만9천원. 순두부 라면 6천원.
주소: 안성시 가현1길 5-4
/조영상기자 donal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