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주민-기관간 소통 매개체 역할
높은 관심에 늘어난 예산 감독 중요
이웃 목소리 대변자로 면밀히 살필것
"수돗물 사업 예산이 잘못 쓰이지 않게 감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너나들이 검단·검암맘 카페'의 대표 이수진(43)씨는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 1년을 맞아 상수도 사업의 '투명성'을 강조했다.
이씨가 지난 2009년 4월부터 11년째 운영 중인 '너나들이 검단·검암맘 카페'는 회원 수 4만7천여 명에 달하는 '맘카페'로, 지난해 5월 인천을 발칵 뒤집어 놓은 '붉은 수돗물 사태' 당시 주민과 관계 기관 간의 소통 매개체로 큰 역할을 했다.
이씨는 사태 이후에도 수돗물 개선을 위한 민관 혁신위원회에 참여해 인천시 상수도 정책을 함께 짜기도 했다.
이씨는 "한동안 상수도 관련 사업자들로부터 자신이 사업을 맡게 해달라는 식의 쪽지, 메일을 참 많이 받았는데, 개인적으로 연락한 사람은 없다"며 "그런데 1년 사이 여러 활동을 하다 보니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자신들이 잘 아는 업체를 꽂으려고 하거나 유착 관계가 있는 단체와 행사·사업을 하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이씨는 붉은 수돗물 사태 이후 수돗물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관련 사업 예산이 늘어났지만 그만큼 잘못 쓰일 수 있는 소지가 많아 감시·감독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이씨는 온라인 플랫폼 개발 일을 하면서 '맘카페'를 운영해온 평범한 시민이었다. '붉은 수돗물 사태'를 계기로 팔자에도 없던 '민간인 수돗물 박사'가 된 지도 1년이 됐다.
이씨는 "주민들은 한 사람이 모든 걸 다 해주길 기대하고 있고, 공무원들은 지침으로만 일할 뿐 적극적으로 책임지려 하지 않아 안타까웠다"며 "그래도 주민들이 응원해주고 인천시도 1년 동안 꾸준히 노력해준 덕에 수질이 많이 개선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씨는 앞으로도 상수도 행정에 주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역할을 할 계획이다. 그는 "상수도 사업 과정에서 새는 돈은 없는지, 누군가가 사리사욕을 채우려 하지는 않는지, 유착 비리가 일어나지 않는지 면밀하게 살펴보는 감시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설아기자 s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