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여주시정뉴스' 매일 아침 실시간 중계·회의 자료 업로드… 307개 마을 '행정 시스템' 작동
생활 속 거리두기 전환 후 '시정운영회의'로 변화… 이항진 시장 "위생 생활화, 자기 자신 개혁운동"
국내에서는 대구서 코로나19 감염이 폭증, 대응위기 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하며 사회적 거리두기 등 강력한 대응으로 진정세를 보였다.
하지만 다시 '이태원·쿠팡발' 감염 확산이 진행, 현재 확진자 1만1천여 명을 기록하며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이 가운데 31일 현재 경기도 내 31개 지자체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없는 곳은 여주시와 연천군, 단 두 곳뿐이다.
지난 2월23일 정부는 코로나19 대응 수준을 '경계' 단계에서 '심각' 단계로 격상했고 여주시는 다음날인 24일부터 '코로나19 총력대응 여주시 읍면동 영상회의(이하 영상회의)'를 시작해 오는 3일이면 100일째를 맞이한다.
■ 100일째 맞는 코로나19 총력대응 영상회의
여주시가 발빠르게 시작한 영상회의는 매일 아침 8시30분 유튜브로 실시간 중계, 시민 누구나 코로나19 대응과 시정 현황을 투명하고 쉽게 접하면서 확진자 단 한 명 없는 시 방역 시스템 구축에 힘을 보탰다.
회의는 이항진 여주시장과 국·과장이 본청 회의실에서 영상회의 프로그램을 이용해 관내 12개 읍·면·동장과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된다.
유튜브에서 '여주시정뉴스'를 검색하면 실시간 중계와 97일을 이어온 '영상회의' 자료를 시청할 수 있다.
'영상회의'를 보면 읍·면·동장이 중심이 되어 여주시정이 관내 307개 마을에 전파되고 현장의 소리가 공유된다.
앞으로 도래할 '포스트 코로나' 또는 '제2 팬데믹'의 불확실성의 시대에 시민이 주체가 되어 공동체 세상을 지속해 나가는 여주시의 절실함을 느낄 수 있다.
■ 지극히 정성을 다하면 세상이 변한다
지난 28일 여주시청은 하루 종일 비상이었다. 부천 쿠팡물류창고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83명으로 늘어나면서 확진자가 수도권에 집중된 가운데 시는 쿠팡 여주물류센터(800여 명 근무)에 전수조사와 방역 소독을 강화했다.
다행히 의심 직원 38명에 대한 검사는 음성으로 나왔다.
이 같은 상황은 다음날인 29일 아침 8시30분 '영상회의'가 유튜브로 실시간 중계되면서 시민들은 안도와 함께 여주시의 공공시설 폐쇄와 다중이용시설 방역강화, 그리고 사찰 등 종교시설 소독 및 마스크 손 소독제 무료 보급, 읍면동 마스크 비축과 확진자 및 접촉자 발생 시 행동지침을 마련하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에 준하는 선제적 코로나19 총력대응을 스마트폰을 통해 시청했다.
하지만 이날 회의 진행은 순조롭지 않았다.
회의는 1시간 10분 동안 격렬하게 진행됐으며 혹여 목적하는 방향이 틀어지거나 기본에 충실하지 않을때면 부서장과 읍·면·동장은 이 시장의 선택과 판단을 위한 호된 질문 공세를 받게 된다.
그만큼 회의는 절실했으며 긴박했다.
'중용 23장' 치곡(致曲)에서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다'는 내용처럼 참석자들은 영상회의를 통해 교육되고 변화했다.
■ 영상회의로 307개 마을에 행정 시스템 작동
이 시장은 '코로나19 감염이 대도시에서 농촌도시로 확산되고 있다.
전국적으로 제2 팬데믹이 도래해 마지막으로 여주시에서 창궐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에 집중했다.
그는 "여주시에 확진자와 접촉자가 발생하면 전문 인력과 의료시설, 방역 장비가 부족한 상태에 방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며 "시민 스스로 마스크와 손 소독, 거리두기를 생활화하고 영상회의로 307개 마을에 행정 시스템이 작동하는 것이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 시장은 "영상회의가 100일째를 맞으면서 12개 읍·면·동장이 교육되고 몸에 배면 이젠 읍·면·동에서 마을과 영상회의를 이어나갈 수 있다. 그러면 마을 이·통장이 주체가 되어 방역 시스템을 구축한다"며 "우선 점동면에서 이장단 영상회의가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렇듯 시는 이·통장과 부녀회장, 농협조합장도 회의에 초청해 의견을 수렴했으며 마을과 민간단체의 자율방역단을 설치해 방역시스템을 구축했다.
취약계층에 건강한 한 끼 식사 배달과 안부 전화 모니터링, 면역력 강화를 위한 비타민 보급, 심리적 안정을 위한 반려 식물 보급과 꽃길 조성, 그리고 공적마스크 기부릴레이, 착한 이웃 캠페인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 포스트 코로나 이후 공동의 세상을 꿈꾸다
'코로나19 총력대응 여주시 읍면동 영상회의'는 생활방역체계가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되면서 지난 5월11일부터 '시정운영전략 영상회의'로 변경됐다.
회의 내용도 코로나19 대응과 함께 재난기본소득과 농특산물 판매 등 코로나19 관련 효율적인 업무추진, 현안사업 조기추진 방안, 동양하루살이 퇴치 협력, 문화 예술 관광 활성화 방안, 행복한 여주시를 위한 정책, 여주저류지와 강천섬의 효율적인 운영 및 관리 방안 등 시정 전반에 현안과 정책을 논의했다.
하지만 문제점도 보인다.
회의가 매일 지속되며 1시간이 넘는 회의시간의 부담·피로감이 생기가 회의 주제가 너무 포괄적이어서 집중력이 떨어지고 구체적일 때는 해당 부서에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실시간 중계되다 보니 현안이나 비공개 사안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이 시장은 "힘들다. 무엇이 중한가? 창궐했을 때는 초고령화 여주시는 속수무책이다. 시스템 작동을 위해 영상회의를 강행했다. 영상회의 핵심은 코로나19를 정확히 인식해 시민 스스로 위생과 소독을 생활화하고 영상회의를 통해 공동체 관계가 개선된다면 이는 곧 '자기 자신 개혁운동'이며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 시장은 회의 석상에서 "코로나19 이전의 시대는 없다"고 말한다. 이는 기존 습성에 젖은 안일한 행정 관료주의와 신자유주의적 시장경제를 지적한 것이다.
그가 말하는 정의는 과거 전통 농경사회에 좋은 것을 보존함으로써 공동체의 합리적 판단 위에서 새로운 세상을 지속해나가는 것이다.
여주/양동민기자 coa007@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