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환경단체, 중단 촉구 성명
"은행 악취 표식 여성혐오 유발"


'암나무 낙인찍기를 중단하라!'

안양시가 가을철 민원 해소 차원에서 조기 낙과를 유도하는 수간주사를 암나무에 놓고, 여성기호(♀) 표찰을 붙이는 것에 대해 지역 환경단체가 '성인지감수성의 부재'라며 해당 정책을 기획한 담당자의 징계를 촉구하고 나섰다.

1일 안양군포의왕환경운동연합과 안양여성연대는 '안양시 만안구는 은행나무 암나무 표식을 중단하라'는 성명서를 내고 이같이 요구했다.

안양시 동안구와 만안구는 지난 5월 한달 동안 조기낙과를 유도하는 수간주사를 각 나무마다 2차례씩 주사했다. 동안구는 부림로, 관양로, 학의로 일부의 은행 암나무 217그루에, 만안구는 안양로의 230그루에 주사했으며 각각 1천500만원이 들었다.

이에 더해 만안구는 특수시책으로 은행 열매가 달리는 관내 암나무 1천그루에 암나무 임을 알리는 표찰을 달기 시작했다. 표찰은 분홍색으로 여성성을 상징하는 기호(♀)를 가로 15㎝·세로 10㎝ 크기의 판에 그려 넣은 것이다. 현재 150여그루에 부착했다.

안양군포의왕환경운동연합과 안양여성연대는 성명에서 "나무에 여성 표식을 달아서 암나무는 악취가 나고 해악을 끼치므로 피해야 한다고 알리는 낙인찍기"라며, "공권력이 자연과 생식을 통제하고 있음을 전시하기 위해 여성혐오를 유발하는 성인지감수성 부재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단체들은 "열매를 맺는 나무에 암나무 표식을 달아 관리한다는 발상은 자치법규에 근거가 없다"며 "당장 은행나무 암나무 표식을 제거하고 여성혐오적인 정책을 기획한 담당자를 징계하라"고 날을 세웠다.

이에 대해 만안구 관계자는 "은행나무 유지관리와 은행나무열매 조기수거라는 민원대응을 위해 표찰이 필요하다"고 한 반면 동안구 관계자는 "표찰사업의 결과를 살펴 동안구 적용을 검토하겠다"면서도 "암수 구분은 지난해 은행이 열렸을 때 이미 파악이 끝났다"고 답했다.

안양/이석철·권순정기자 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