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와 순찰중 경보 출동 '긴급조치'
불씨 살아나 당황… 잔불 정리 신경
남동산단 교훈 '두 눈 부릅' 책임감
"화재가 이제 막 시작된 것을 보고 서둘러 꺼야겠다는 생각이 앞섰습니다."
지난달 15일 자정께 인천 남동구 논현동의 한 식당에서 불이 났다. 늦은 시각이었기 때문에 대형 화재로 번질 수 있었지만 적절한 초기 대응으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식당 화재 진화의 일등공신은 (주)ADT 캡스 소속 김준희(34) 달빛 화재 감시단원이었다.
달빛 화재 감시단은 지난달 12일 인천 공단소방서와 인천시 택시운송사업조합, 경남주택관리, 남동위생공사, 캡스 등 4개 업체·기관이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발족했다.
화재·사고에 취약한 늦은 밤 초기 대응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무인 경비업체인 캡스는 취약 시간 순찰 등을 진행하며 화재·사고 감시 체계를 강화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씨는 논현동 식당 화재가 있었던 날 동료와 함께 차량으로 순찰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경비 경보가 울린 식당으로 가보니 내부가 불에 타고 있었다. 김씨는 "식당이 문 닫을 시간인데 불이 일렁이는 모습이 보였다"며 "동료에게 보안 시스템을 해제하게 한 후 차량용 소화기를 들고 불타고 있는 주방으로 향했다"고 말했다.
다행히 불이 크게 번지지 않고 있어 진화는 쉽게 이뤄졌다. 안심하고 식당을 나가려는 순간 불이 다시 한 번 살아났다. 김씨는 "불이 다 꺼진 줄 알고 한숨 돌리려는데 불이 살아나 당황스러웠다"며 "다행히 차량용 소화기에 소화분말이 남아 있어 잔불을 정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상황을 정리한 후 김씨는 동료와 함께 자리를 떠났다. 그는 "누구라도 같은 상황을 접하면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화재가 커지기 전에 불을 끄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근무하면서 남동국가산업단지 등에서 크고 작은 화재를 목격했다. 화재는 무엇보다 피해를 최소화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며 "달빛 화재 감시단으로 활동하면서 내가 근무하는 시간, 지역만큼은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인명·재산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신경 쓰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