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공항철도 몰카범을 제압한 박주용 상병과 김태진 일병. /해병대 제2사단 제공

제2사단 백호여단 소속 이병국 병장 등 3명
휴가중 탑승 객실 여승객 비명에 범인 제압

휴가 중이던 해병대원들이 여성의 특정 신체 부위를 촬영하던 몰카범을 제압해 검거에 공을 세운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무용담의 주인공인 해병대 제2사단 백호여단 소속 이병국(21) 병장과 박주용(20) 상병, 김태진(21) 일병은 지난달 25일 오전 휴가를 나와 공항철도를 탔다. 열차가 출발한 지 얼마 안 돼 여성의 비명이 들리자 이들은 소리가 난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여성은 한 남성이 신체를 몰래 촬영했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장병들은 범인으로 의심되는 남성에게 휴대전화를 확인해봐도 괜찮을지 물었다. 남성은 혐의를 부인하며 거절했으나 장병들의 계속된 요구로 휴대전화 사진첩 첫 화면만 보여줬다. 이에 장병들은 사진첩을 넘겨 여성의 신체 부위 사진들을 발견했다.

남성은 격렬하게 저항하며 휴대전화를 빼앗으려 했고 장병들은 남성을 제압하며 다른 승객들에게 경찰 신고를 부탁했다. 다음 정거장인 디지털미디어시티역에 데리고 내린 남성은 도주를 시도했지만 현역 해병대원들을 뿌리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날 오후 피해 여성은 '다들 자기 일처럼 나서서 도움을 주셔서 감동했다. 덕분에 조사를 잘 마쳤다'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이들 가운데 이 병장은 지난 4일 명예롭게 전역했으며 박 상병과 김 일병은 현재 한강하구 최전방 경계작전부대에서 근무하고 있다.

박 상병은 "당시 추가 피해를 막아야겠다는 생각에 침착하려 했다"며 "군인으로서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