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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中企·소상공업체 14만987곳 도움
하루 평균 190건→4천건 '수요 폭증'
특별 근무·전담팀등 '속도 향상' 온힘

'모바일 보증지원' 연내 도입 계획
은행과 '원스톱 서비스' 체제 마련
"기관 역할 발맞춘 다양한 대책 구상"


경기신용보증재단(이하 경기신보)은 코로나19 사태 속 가장 업무가 폭증했던 곳 중 한 곳이다. 중소기업·소상공업체가 대출을 필요로 할 때 심사를 거쳐 보증을 서주는 게 경기신보의 주된 역할인데, 경제 위기에 자금을 필요로 하는 중소기업·소상공업체가 몰려들면서 감당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지원 수요가 증가했던 탓이다.

2020년의 절반이 채 지나기도 전에 지난해보다 1.3배 이상 보증공급을 시행했을 정도다. 발 빠르게 인력을 늘리고 임시조직을 개설해 코로나19발(發) 경제 위기에 대응한 지 100일, 위기는 아직 현재 진행형인 가운데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경기신보의 보증지원 방식도 사뭇 달라질 전망이다.

경기신보 수원지점 1
보증지원을 받기 위해 몰려든 소상공인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는 경기신용보증재단 수원지점의 모습. /경기신보 제공

■ 이미 1년치 공급 규모 뛰어넘어…코로나19 '100일 전투' 치른 경기신보

지난해 경기신보는 중소기업·소상공업체 8만7천여곳에 2조8천727억원 규모의 보증지원을 실시했다. 창립 이래 최대기록이었다. 2018년에 비해 2만곳 이상 더 보증지원을 실시, 이같은 기록을 세웠다.

그런데 올해 1월 말 코로나19가 국내에 상륙한 후 2월 무렵부터 코로나19발(發) 경제위기가 본격화하면서 자금 수혈을 원하는 중소기업·소상공업체의 보증지원 수요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직원들의 연이은 야간·주말 근무에도 감당해낼 수 없을 정도였다. 인력을 250명 이상 충원하는 한편 각 부서 인력을 빼 전담팀까지 만드는 등 지원 속도를 끌어올릴 수밖에 없었다. 코로나19 발생 전 하루에 처리했던 평균 건수는 190건이었지만 4월 무렵에는 평균 4천건으로 20배 이상 늘어났다.

올해 1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경기신보는 중소기업·소상공업체 14만987곳에 3조9천억원 규모의 보증지원을 실시했다. 한 해의 절반이 지나기도 전, 지난해 2조8천억원의 1.3배 이상을 지원한 것이다. 이 중 2조원은 지난 4월 9일부터 5월 13일까지 불과 20일(영업일 기준) 만에 지원한 것이다.

경기도에 전국에서 가장 많은 중소기업·소상공업체가 있다는 점도 경기신보의 업무 폭증에 한 몫을 했다. 경기신보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전국 지역신보 평균 처리건수는 4만3천645건으로, 같은 기간 경기신보 처리 건수의 30%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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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증서 발급 업무를 위해 임시로 꾸려진 신속지원전담반 사무실에 처리하지 못한 보증 관련 서류가 쌓여있는 모습.

■ 위기는 현재진행형… '비대면' 보증지원 확대한다

코로나19 위기가 여전히 이어지는 가운데 경기신보는 비대면 보증지원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올해 초 계획했던 모바일 보증지원 서비스를 연내에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늦어도 6월 전에 출시하는게 목표였지만 코로나19라는 대형 변수가 들이닥쳤다. 코로나19로 전 분야를 막론하고 비대면 서비스 수요가 높아진 점을 감안,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를 통해 보증지원을 신청할 수 있게끔 시스템을 마련하겠다는 게 경기신보 측 방침이다.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위기가 단기간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그에 따른 보증지원 수요도 줄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보증지원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모바일 서비스가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기존 컴퓨터를 활용한 사이버 보증 서비스 역시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기업인, 소상공인들이 각 영업점에 방문하지 않아도 은행에서 원스톱으로 보증지원을 받을 수 있는 체제도 마련한다. 이를 위해 NH농협은행 등과의 협업을 통한 위탁보증 시스템을 마련할 예정이다.

그동안은 소상공인들이 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려면 그 전에 필요한 서류를 준비한 후 경기신보 영업점을 몇 차례 찾아 보증서를 발급받은 후 다시 은행에 가야했다.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아도 은행에서 한 번에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끔 해, 소상공인들이 겪던 번거로움을 조금이나마 줄여주기 위한 것이다.

경기신보는 앞서 보증지원 수요가 급증하자 신속한 업무 처리를 위해 중소기업·소상공업체 상담 업무 등을 시중 6개 은행에 위탁한 바 있다.

경기신보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경기신보의 업무량이 매우 많아졌는데 경제위기가 금세 사라질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정책금융기관의 역할이 계속 중요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에 발맞춰 다양한 지원방안을 모색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 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