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대신 '팔아주기 운동'으로
공무원 세일즈 '통큰 할인' 호응
"농가를 생각해 주셔서 너무 감사한데 감당이 되지 않아 어찌할 바를 모르겠네요."
광주를 대표하는 '퇴촌 토마토'의 수요가 폭발하며 물량을 감당하지 못해 수십개에 달하는 농가 직판매대가 일제히 문을 닫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졌다.
지난 23일 퇴촌토마토 재배농가들이 밀집한 퇴촌면·남종면·초월읍 일대 대로변에 자리한 농가 직판매장은 조용했다.
평소 같으면 하우스에서 갓 수확한 토마토를 상자에 담아 부지런한 손놀림으로 고객들을 맞이했겠지만, 이날은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간혹 문을 연 판매대는 토마토 대신 갓 수확한 감자를 진열해 놓고 판매했다.
이 같은 상황이 된 것은 지난 22일부터다. 올해 코로나19로 취소된 '퇴촌 토마토축제'가 '토마토 팔아주기 운동'으로 전환됐고, 신동헌 시장을 중심으로 전 공무원들이 토마토 팔아주기 세일즈에 나섰다. 22~26일까지 5일간 진행되는데 시민들이 큰 호응을 보이고 나선 것이다.
1만5천여 상자를 확보해 최대 50%(토마토 4㎏들이 1만원) 할인 판매하는데 예약 물량이 예상치를 넘어 물량 맞추기도 빠듯한 상황이다.
더욱이 올해 농가들이 코로나19에 힘겨워하는 시민들을 위해 통 큰 할인(축제시 통상 20~30% 할인)에 동참하자 시민들의 반응은 뜨거운 상황이다.
안인상 토마토연합회장은 "농가도 시름이 깊지만 시민들 또한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만큼 서로 이겨내고자 부담은 됐지만 큰폭의 할인을 단행했다. 가급적 많은 이들이 맛볼 수 있게 하려는데 한계가 있다"면서 "올해 토마토가 맛은 좋은데 밤 기온이 낮아 전년대비 작황이 20~30% 줄어 물량 맞추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시 관계자는 "어려운 시기에 큰 관심으로 이어져 감사하고, 앞으로도 퇴촌 토마토에 대한 관심이 지속될 수 있도록 농민들과 함께 시도 노력하고, 시민들도 동참해달라"고 말했다.
광주/이윤희기자 flyhig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