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긍정적으로 사는 인생의 지혜 터득
경원선 고가화 등 현안 해결 '보람'
민원인 입장 '역지사지' 후배들 당부

26년의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평범한 주민으로 회귀해 이장직을 맡아 마을 살림을 꾸려가고 있는 연천군 전곡읍 전곡1리 이장 김성환(55)씨는 "마을 주민과 대면하는 일상이 부업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방행정 6급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그동안 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기관과의 가교역할을 주저하지 않고 있는 그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시작한 이장직이 벌써 2년을 훌쩍 넘겼다"며 "청춘이라고 과신하기에는 무리이지만 열정만큼은 사춘기 못지 않아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인생의 지혜를 다시 배우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흔히 '이장'은 그동안 마을 대소사와 궂은일을 도맡아 왔지만 온라인 시대에 접어든 요즘에는 이장으로서의 업무 외에도 농사일에 충분히 전념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과거 발품을 팔며 이집저집 고지서 배달을 하며 마치 이웃집 숟가락을 세던 시대에서 이제 벗어났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공무원 재직 때부터 퇴직 후의 장래를 준비해 온 김 이장은 "천직으로 여겨지지 않았던 농사일을 하면서 차츰 자연과 친해지다 보니 한 해 풍년을 기원하는 농부의 간절함이 절로 생겨났다. 공무원 생활에 연연하며 잃은 것을 생각할 겨를조차 없다"며 미소 지었다.
공직 생활 중 민원과 규제업무를 담당했던 그는 지금 입장이 바뀌다 보니 과거의 노력이 최선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든다고도 했다.
각종 업무에 지쳐 있더라도 행정을 잘 모르는 민원인 입장에 서서 노력했더라면 주민들의 고충이 덜 했을 것이라는 그의 말에서 아쉬움이 묻어 나왔다.
김 이장은 어느 날 갑자기 담당자가 바뀌어 민원 전달이 중단되거나, 혹여 담당자가 부재 중일 때 메모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민원인이 하염없이 담당자 전화를 기다려야 하는 경우 등은 '역지사지(易地思之)' 인식이 부족해서 생기는 '불편', 그 자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시절 한없이 부족한 선배였지만 남아 있는 후배들은 존중과 배려를 몸에 담아둘 것을 당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이장은 "마을 내 시외버스터미널과 경원선 전철 시내구간 고가화 등 최대 현안들이 잘 해결됐을 때 보람을 느꼈다"며 마을 번영과 군 발전에 이장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덧붙여 "농사꾼으로 후회없이 제2의 인생 여정을 뚜벅뚜벅 걸어가고 싶다"고 다짐했다.
연천/오연근기자 oy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