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4월 평촌고 재학중 처음 선발
1월 로잔 동계유스올림픽 500m 金
2년전 허리부상 2달 누웠다 재기도
부모님께 감사 "금메달 선물할것"

지난 1992년 프랑스 알베르빌 동계올림픽부터 빙상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쇼트트랙은 기록경기인 스피드 스케이팅과는 달리 경쟁경기로 순위가 결정된다.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선수가 우승을 차지하는 이 종목은 한국이 전 세계 최강국으로 꼽힐 정도로 동계올림픽 최고 효자종목으로 꼽힌다.
김동성과 전이경이 1998년 일본 나가노 동계올림픽에서 날 내밀기로 반전을 일으키며 우승을 차지한 일화는 물론, 2002 캐나다 몬트리올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천500m 출전한 김동성이 경쟁자를 한 바퀴 이상 격차를 두고 결승선을 통과하는 경기 등 한국인이 초강세를 이루고 있는 쇼트트랙이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3천m 여자 계주에 나선 대표팀은 비록 한 선수가 실수로 넘어졌지만, 침착함을 유지하며 기적의 1위를 달성했다. 오죽하면 '넘어져도 금메달'이라는 수식어가 이때부터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다. 태극마크를 가슴에 지닌 우리나라 선수들이 곧 세계 최정상이라고 평가해도 이상하지 않다.
반대로 생각하면 국제 대회 출전과 동시에 우승권에 들지 않을 경우 비난 여론마저 발생할 수 있는 이 자리를 2년째 고교생의 신분으로 이어가고 있는 기대주가 코로나19 사태 속에도 쉼 없이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주인공은 현재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이자 평촌고에 재학하고 있는 서휘민(18) 선수.
차세대 주인공으로 꼽히는 그는 28일 "지난해 4월 처음 국가대표로 선발됐을 때를 잊을 수 없었다. 너무도 꿈꾸던 자리였기 때문"이라며 "진천선수촌이 정말 운동하기 좋은 시설인데, 선수로서 이 모든 것들을 누리기 위해 조금 더 열심히 훈련해야 하겠다는 마음가짐을 오늘날까지 갖고 있다"고 밝혔다.

서휘민은 벌말초 시절 제95회 전국동계체육대회에서 2관왕좌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올해 1월 스위스 로잔 동계유스올림픽 여자 500m 우승과 101회 전국동계체전 2관왕까지 국내·외 다수의 대회에서 정상급 실력을 발휘해 왔다.
코로나19 탓에 훈련 과정이 예전과 같이 순조롭진 않지만 매일 오전 6시부터 하루를 시작해 인천 선학빙상장에서 오전 운동 3시간, 오후 운동 3시간을 꾸준히 실시하고 있다. 서휘민은 이에 "하루 중 가장 싫을 때가 아침 잠자리에서 깰 때"라며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순탄한 과정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2년전 세계주니어선발전 1천500m 시합에서 금메달을 획득했으나, 허리가 부러졌던 당시를 가장 어려웠던 시기로 꼽았다.
그는 "부상도 아니고 허리가 부러져 2개월을 꼬박 침대에 누워있었을 때 솔직히 남들은 다 운동하고 있을 텐데 나는 누워있기만 해 속상한 나머지 그만 두고 싶은 마음을 조금 갖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자신의 소질에 대해 "예전에는 (운동을)정말 못했다. 2013·2014 전국소년체전에 육상 선수로 출전한 적도 있는데 이것저것 시도해 보는 것을 좋아해 잠시 경험해 봤다"며 "은퇴 후에는 서핑도 배워보고 싶고 취미로 베이킹을 해보고 싶다"고 소개했다.
운동 외에 가장 하고 싶은 것으로 여행을 꼽았다. 빙상장 같이 추운 곳을 떠나 따듯한 곳에서의 휴가를 즐기거나 전통과 역사가 도시 곳곳에 깃든 영국을 찾아 길을 걷고 싶다고 한다.
부모님의 무한 지원에 대해서도 감사 인사를 빼놓지 않았다. 서휘민은 그러면서 "운동선수들의 꿈은 올림픽 출전이 될 수 밖에 없다. 좋은 모습, 금메달을 목에 걸어 부모님과 함께 기쁨을 나눌 것"이라며 "그 시기가 언제 찾아올지 예측할 수는 없지만, 성실한 자세로 실력을 키우겠다"고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