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발열 체크·청소봉사 구슬땀
저소득층 '교복물려주기 운동' 시작
공로인정 '경기볼런티어 대상' 영예
"내 아이의 안전은 내가 지킨다는 마음으로 봉사를 시작했습니다. 모든 학부모가 안심하는 그 날까지 엄마의 마음으로 우리 아이들을 지키는 일에 앞장설 것입니다."
최수희씨는 2남 1녀의 어머니이자 장남이 다니는 양주시 덕현중학교의 '학부모폴리스' 회장을 맡고 있다. 최씨는 요즘 매일 출근하다시피 학교에 나와 점심시간 학생들의 발열 체크를 하고 출입문, 화장실, 시청각실 등 학교 구석구석을 소독하느라 평소보다 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코로나19로 방학 아닌 방학을 보내던 학생들이 학교로 복귀하던 날 이들을 맞이한 교문은 새 단장을 하고 있었다.
최씨는 '오랜만에 등교하는 아이들을 위해 해줄 일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오래된 교문을 새로 칠하는 일을 떠올렸다. 이에 많은 학부모와 교직원들이 힘을 보탰고 덕분에 학생들의 첫 등굣길은 밝고 산뜻할 수 있었다.
최씨는 학교 방역활동과 교내 순찰도 모자라 최근에 또 다른 일을 벌였다.
중고생 자녀를 둔 저소득 가정에 교복은 적잖은 부담이 되는 현실에 그는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돕기 위해 올해 5월부터 '교복 물려주기 운동'을 시작했다. 헌 교복을 기부받아 새 옷처럼 세탁해서 필요한 가정에 전달하고 있다. 경제적 사정이 아니더라도 환경보호 때문에 교복을 물려받으려는 수요는 생각보다 많다고 한다.
그의 봉사를 쭉 지켜본 덕현중 이상곤 교장은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오늘날 학교 교육은 지역사회, 학부모와 함께하는 여정"이라며 "언제나 학부모들의 재능기부에 앞장서는 최수희 회장 덕분에 효과적인 교육활동을 할 수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씨가 학생과 학부모를 위해 하는 봉사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학생안전 지킴이, 학부모 평생교육 동아리 활동, 학교 급식소위원회 활동 등 학교의 크고 작은 일에는 항상 최씨가 함께한다. 그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양주시 자원봉사자의 날'에 경기도의회의장상인 '경기볼런티어 대상'을 받기도 했다.
최씨는 "학부모 한 사람, 한 사람의 말을 경청하고 공감하는 과정을 통해 스스로 성장하는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며 "학부모회 활동은 때론 힘들기도 하지만 보람과 긍지로 늘 새로운 활력을 얻는다"고 미소 지었다.
양주/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