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사실상 기명투표'에 대해 "송구스럽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기명투표 논의는 "정치적인 논의일 뿐 합의한 것이 아니다"라고 발뺌하고 나서 비판을 자초했다.

민주당 안양시의원들은 21일 오후 3시30분께 민주당 시의원 이름으로 입장문을 내고 후반기 의장선거와 관련해 "이유 불문하고 진심으로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적 회의내용이 녹음파일로 유출돼 논란이 불거졌지만 당내 정치적 의견일 뿐 그 어떤 것도 확인할 수 없다"는 모호한 말로 '사실상 기명투표'가 잘못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의원 대표로 발언을 한 최우규 의원은 "논란이 불거진데 대해 도덕적으로 사죄한다"며 "(투표용지 기명위치 배번에 대한) 정치적 논의가 있었으나 의원들간 찬반이 있던 상태에서 본회의장으로 간 터라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의원이 이에 찬성한 것이 아니었다"고 발언했다.

지난 3일 258회 임시회에서 의장선거를 치르기 전에 진행된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투표용지에 후보이름을 쓸 자리를 각 의원들에게 배분하는 논의가 있었지만 이것은 정치적인 것이었으며, 12명 의원이 이에 합의한 게 아니라는 뜻이다.

최 의원은 이어 "(기명위치 배번에 대한) 서로 다른 의견이 있는 상태에서 녹음파일이 유출되며 진실이 왜곡됐다"고도 말했다.

정맹숙 시의장 사퇴에 대해서도 "8대 후반기 의회 운영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으로 사퇴가 문제해결 방법인가를 고민하고 있다"며 의장 사퇴에 대해 에둘러 거부했다.

또한 의총의 녹취파일에 등장하는 '지난 6대 의회에서도 그랬다'라는 발언에 대해 김선화 전 의장은 "말뿐이지 결과론적으로 했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관행'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이날 입장문 발표에는 민주당 의원 13명 중 10명이 참석했으며, 정맹숙 의장은 건강상의 문제로 자리에 나타나지 않았다.

안양/이석철·권순정기자 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