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저스의 함성
26일 오후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0 KBO리그 프로야구 수원 kt wiz와 NC 다이노스의 경기를 찾은 관중들이 거리를 두고 응원하고 있다. KBO는 정부의 프로스포츠 관중 입장 허용 발표에 맞춰 이날 경기부터 각 경기장 수용 가능 인원의 10% 이내만 관중을 받아들인다고 발표했다.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발열검사·QR코드 스캔 '엄격 절차'
"치열한 경쟁 뚫고 예매 성공" 감격
승률 5할·황재균 첫 축포 '분위기 업'


'반갑다 프로야구야. 우리에겐 오늘이 개막일이다'.

하늘에는 먹구름과 간간이 비가 내렸지만 프로야구 경기장에는 함성이 들렸다. 이번에는 방송에서 나오는 함성이 아니라 관중들이 내뱉은 소리다. 오랜만에 가족과 함께 야구장을 찾은 팬들은 '오늘이 프로야구 개막일'이라며 웃음꽃을 피웠다.

프로야구가 정부의 코로나19에 따른 관중 입장 제한적 허용에 따라 26일부터 경기장에 관중들이 모였다. 정부는 각 구단의 현실을 고려해 이날부터 구장 수용 규모의 최대 10% 이내에서 프로야구 관중 입장을 허용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 5월 5일 무관중으로 2020시즌을 개막한 지 82일 만이다.

이날 수원 kt wiz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린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도 관중들이 모여들었다. 2천명의 관중만 입장할 수 있어 kt는 오후 1시부터 예매창구를 열었고 오후 3시부터 팬들이 입장했다. 팬들은 비가 와서 '취소되지 않을까' 걱정도 했지만 우산을 쓰고 선수들을 지켜봤다.

팬들은 각 게이트에서 진행요원의 지시에 따라 거리를 둔 채 차분하게 입장했다. 관중들은 발열 검사와 티켓 확인, 전자출입명부 QR코드 스캔 과정 등 여러 과정을 거쳤지만 불평을 하지 않았다.

kt 4번 타자 강백호의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을 찾은 한 팬은 "팬들의 입장에선 오늘이 개막전과 같다"며 웃음을 지었고, 또 다른 팬은 "코로나19로 야구장 열기를 느끼지 못했는데 이제서야 그 열기를 보게 됐다"며 "치열한 경쟁을 뚫고 예매에 성공해 기쁘다"고 전했다.

하지만 관람석에 음식물을 갖고 들어가는 것 자체가 금지된다. 또 사회적 거리두기 일환으로 가족들도 칸을 띄어 앉아야 한다.

감독들도 올해 처음으로 팬들 앞에서 경기하니 '다시 시작한다'는 기분이 든다고 입을 모았다. 이강철 kt 감독은 "마침 어제 승률 5할을 맞춰서 개막전을 새로 시작하는 것과 똑같다는 느낌이 든다"고 기대했다.

한편 kt 황재균은 올해 프로야구 타자 중 처음으로 관중 앞에서 홈런을 친 주인공이 됐다. 그는 1회말 NC 선발 투수 구창모를 상대로 올 시즌 첫 유관중 솔로 아치를 그렸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