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역이 들어선 역세권의 부동산은 비역세권과 비교하면 도시철도 계획발표, 착공, 개통 등 최소 3번 이상 가격이 급등한다는 것이 부동산업계의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경기·인천 지역은 GTX-A·B·C 노선을 비롯해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따라 도시철도 연장 사업이 산발적으로 추진되면서 부동산 가격이 함께 요동치고 있다. → 그래프 참조
'사업발표·착공·개통 거쳐 급등' 업계 정설
역과 거리 가까울수록 부동산 더 크게 요동
인천대입구역, B노선 확정 1년새 33% 올라
'수원발KTX 호재' 지제, 분양권 8천만원↑
지난해 8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노선(인천 송도~경기 남양주 마석)이 확정되면서 송도국제도시를 중심으로 수혜 지역 부동산 시장이 폭등했다.
GTX-B노선 기점이 되는 송도국제도시 인천대입구역 주변은 역과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아파트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는 현상을 보이면서 역세권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실제 한국감정원 부동산테크에 따르면 인천대입구역과 인접한 송도 더샵퍼스트파크 15블록의 경우, 지난해 7월 매매가가 7억500만원(84.9㎡)으로 인근에 있는 아파트 중 제일 낮은 편에 속했지만, 현재 주변 아파트 가운데 가장 비싼 9억4천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GTX-B 착공 확정 이후 이 아파트 매매 가격 상승률은 33.3%로, 인근의 다른 아파트 상승률(19.4%)보다 13.9%p가 높다.
인천대입구역 인근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최근 투기 과열 지구로 지정되면서 부동산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으나, GTX 개통이 확정되면서 매매가가 급격히 올랐다"며 "현재 송도국제도시 내 아파트 중에서도 가격이 제일 가파르게 오르는 지역이 인천대입구역 주변"이라고 귀띔했다.
또 다른 GTX-B 역이 들어설 예정인 인천시청역 주변도 아파트 매매 문의가 잇따르면서 가격까지 급상승해 대표적인 핫(Hot)한 지역으로 손꼽힌다. 인천시청역 주변 대부분 아파트 매매 가격이 3.3㎡당 200만~300만원 이상 올랐다는 게 부동산 시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인천시청역 인근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A씨는 "이 일대 아파트 단지는 건설된 지 10년이 넘었기 때문에 부동산에 대한 문의가 많지는 않았는데, GTX-B 노선 확정 발표 이후 상담 건수가 2배 이상 늘었다"고 했다.
서울 지하철 7호선 연장 구간도 최근 인천에서 부동산 가격 변동이 큰 지역 중 하나다.
현재 장암역~부평구청역 57.1㎞ 구간이 운행되는 서울 7호선은 올해 말 개통을 목표로 서구 석남역까지 4.2㎞ 구간 연장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석남역 구간 개통이 임박하면서 최근 빌라 등을 중심으로 가격이 올랐다고 인근 부동산 관계자들이 설명하고 있다.
특히, 최근 7호선 청라 연장 구간의 설계가 시작되면서 인근 부동산들이 들썩이고 있다. 아파트 단지 인근에 7호선 연장 노선 정차역이 생기는 청라 골든클래스 커낼웨이는 한국감정원 부동산테크 기준 5월 25일 매매가가 5억4천500만원이었으나, 발표 직후인 6월 1일에는 6억1천만원까지 급등했다.
평택 지제역은 지난 2006년 수원-천안 2복선전철 개통 이후 2016년 수서평택고속선(SRT)의 정차역으로 변모했다. 지제역은 오는 2021년 수원발 KTX가 개통되면 KTX 정차역으로 역할을 하게 되고 현재 GTX-C노선을 수원에서 평택까지 연장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어 교통 발달이 기대되는 지역이다.
이러한 지제역의 변화에 따라 지제역 인근의 부동산 가격도 심심치 않게 움직이고 있다. 최근 평택 지제역 인근에 지어지고 있는 아파트들의 부동산 가격도 동반해 올라가고 있다.
오는 2022년 5월 입주 예정인 지제역더샵센트럴시티는 이번 달 들어 84㎡ 분양권이 5억275만원에 실거래됐다. 올해 4월 분양권이 풀린 이후 4개월여 만에 분양가와 비교해 8천여만원이 오른 셈이다. 입주를 앞둔 인근 아파트들의 가격도 1억∼1억5천만원 가량 높아지고 있다.
지제역 부동산 관계자는 "지제역이 앞으로도 여러 호재가 있어 부동산의 가치는 계속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남 미사강변도시는 다음 달 지하철 5호선 연장선(하남선) 1단계 구간(상일동역~미사역~풍산역) 개통을 앞두고 아파트 매매가격이 서울 강남 4구로 불리는 강동구의 아파트 가격에 육박할 정도로 크게 올라가고 있다.
하남 미사 지구 아파트들은 분양가 대비 2배 가까운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 6월 입주한 미사강변 호반써밋 아파트는 99㎡ 기준 10억원에 달한다. 5억원 수준의 분양가보다 2배 이상 오른 셈이다.
지난해 1월 입주를 시작한 풍산동에 소재한 미사강변센트럴풍경채도 84㎡ 기준 분양가가 4억6천만원 수준이었지만 최근 9억원까지도 거래됐다.
9월 수인선 개통에 발맞춰 수원 오목천역과 가까운 아파트들도 올해 1월을 기준으로 아파트 가격 상승 효과를 보였다.
지난 2006년 1월 입주한 오목천동 푸르지오 2단지는 84㎡ 기준 매매 상한가가 최근 4년간 2억8천∼2억9천만원 수준이었지만 올해 들어 매매가가 4억원까지 올라갔다. 지난 2007년 입주한 오목천동 남광하우스토리나 서희스타힐스도 지난해 대비 올해 매매가는 1억원 가까이 올랐다.
GTX-B 통과지역, 통근 日 2만2795시간↓
'국민 행복수준 회복' 연간 927억원에 달해
역별 산업생산성 매년 2조5천억 증대 점쳐
'역세권 효과' 택지개발·세수 확보에 도움
철도역 개통으로 인한 장점들은 연구들을 통해 설명되고 있다. 한국교통연구원이 GTX-B노선을 중심으로 지난해 분석한 '수도권광역급행철도의 정책효과 분석'을 보면 GTX-B노선이 추진되면서 고용효과와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발생할 것을 보고 있다.
고용효과는 건설기간 중 고용 유발은 7만1천559명, 운영기간 중 고용 유발 인원은 4만4천640명으로 나타났다.
GTX-B노선이 통과하는 시군구 내부 통행 통근 시간 절감량은 하루 당 2만2천795시간, 국민 행복수준 회복 효과(평균 통근 시간이 1분 증가하는 경우 행복 수준은 월 5천653원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는 연간 927억8천만원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또 통행시간 단축으로 인한 역별 주요 산업들의 산업 생산성도 늘어날 것으로 봤는데 사업서비스업, 제조업, 금융업, 도소매업 등 총 산업들이 해마다 2조5천억원가량 증대될 것으로 봤다.
한국교통연구원 관계자는 "지역에 철도가 들어서게 되면 도심과의 접근성이 좋아져 시민들의 편의성이 높아지고 철도역과 가까운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게 되는 구조"라며 "철도역이 유치되면 택지 개발사업이 수월해지고 세수 확보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역 시민들의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감도 높아져 철도 유치를 원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기획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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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팀
글 : 문성호, 김주엽차장, 이원근기자
사진 : 김금보, 김도우기자
편집 : 김영준, 박준영차장, 장주석기자
그래픽 : 박성현, 성옥희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