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 1학년… 화랑기 '깜짝 5관왕'
70·50m 등 합계 1387점 '대회新'
선배들과 완벽호흡 '자신감 수확도'
하루 7시간씩 트레이닝 '체력 보강'
"긴장하지말고 잘하자 스스로 주문"

대한민국 자존심이자 올림픽 최고 효자 종목인 양궁. 이 종목 국가대표의 활약상을 보기 위해 적어도 4년에 한 번씩은 가족 또는 친구들과 함께 TV 앞에 모여 앉아 "텐(10점), 텐(10점)"을 한 목소리로 외치며 환호성을 지른다.
약 120㎝의 지름에 10㎝ 두께의 동심원으로 이뤄진 과녁이라곤 하지만 체감상 보이지도 않을 만큼 먼 거리에 있는 과녁의 한 복판에 화살을 꽂기 위해 전국 수백명의 선수들은 불철주야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비리가 끼어들 틈은 양궁에선 찾아볼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대표팀 합류에 앞서 매년 선발전이 진행되는데, 후보군 분류부터 최종선발까지 6개월 가까이 소요된다. 대표가 되더라도 이를 유지하기 위해 땀과 눈물을 지속적으로 흘려야만 한다.
실력이 있더라도 대회 당일 컨디션과 정신상태, 바람의 흐름 등 여러 조건에 따라 대표팀 합류 여부가 갈린다. 이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라고 해도 노력형 천재들이 즐비하기에 신궁이 아닌 이상 2차례 이상 태극마크를 달기가 하늘의 별 따기와 같다고 한다.
경기체고 1학년에 재학 중인 '경기도 차세대 양궁 기대주' 이수연 또한 대표팀 선배들의 위치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는 지난 18일 청주 김수녕양궁장에서 막을 내린 제41회 화랑기 전국시·도대항 양궁대회 여고부에서 개인전 70m(341점)와 50m(345점)에서 모두 금메달을 차지한 데 이어 60·30m를 더한 합계에서도 1천387점을 기록, 대회신기록을 수립하며 정상에 올랐다.
아울러 김예후·김세연·정영미와 함께 조를 이뤄 출전한 단체전 결승에서도 금을 수확했으며, 같은 학교 원종혁과 짝을 이룬 혼성 단체전에서도 우승을 차지해 5관왕을 이루는 영예를 안았다.
30일 경기체고 양궁훈련장에서 만난 이수연은 "5관왕을 이뤘다는 사실이 시상식 종료 뒤에야 실감났다. 대회 중에는 '다음에 잘 쏘기 위해 최대한 긴장하지 말고 잘 하자'라고 스스로 주문했다"며 "아직 1학년이기 때문에 부담 없이 쏘고 나오자는 마인드로 활시위를 당겼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의 마지막 금메달은 지난 2018년 전북에서 열린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리커브 60m 부문이 마지막이다. 3년 만에 수확한 5개의 금메달이기에 기쁨과 환희를 느낄 새도 없이 멍하니 서 있었다는 설명도 공감됐다.
당초 개인전 우승보다는 2·3학년 선배들과 호흡을 맞춰 1위를 차지하고 싶었다는 이수연은 "개인·단체전 등에서 우승하며 자신감이 붙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 스스로 '이렇게까지 잘 쏘는 선수가 아닌 줄 알았는데 쏠 수가 있구나'라고 많이 생각했다"면서도 "이상훈 감독님과 조예심 코치님의 지도력이 없었다면 다관왕이 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기뻐했다.
이수연은 2016년 리우 올림픽 2관왕을 차지하며 '신궁 계보'를 이었던 장혜진을 롤모델로 삼고 있다.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연습과 노력으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에 올랐기 때문이다.
부족한 체력을 쌓기 위해 하루 평균 7시간 상당을 트레이닝에 전념하면서도, 집에서는 살을 찌우기 위해 꾸준히 먹고 있다는 설명이다.
174㎝의 큰 키에도 마른 체형을 유지하고 있는 이수연은 "처음 경기체고에 입학했을 때 체력훈련이 너무 힘들어 운동을 하기 싫어했다"면서도 "함께 경쟁하고 있는 6명의 동기들이 있어 버틸 수 있는 힘이 됐다"고 말했다.
끝으로 "다음 달 치를 중·고연맹전과 문화체육부장관기 대회에 도전할 것인데 즐거운 마음으로 활을 쏘겠다"며 "현재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도록 반드시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겠다"고 다짐했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