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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사수 전면철회'와 빨간 띠가 정부청사 유휴지 펜스를 장식하고 있다. 과천/권순정기자 sj@kyeongin.com

정부과천청사 유휴지 공공주택 공급계획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가 대상지인 청사유휴지 안에서 1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15일 과천시민광장(청사유휴지) 사수 시민대책위원회가 준비한 2차 집회는 오후 4시15분부터 5시20분까지 1시간여 동안 계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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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뒤 남겨진 텐트들. 과천/권순정기자 sj@kyeongin.com

집회 당시에는 비가 크게 내리지는 않았지만 땅이 질척이고 풀벌레가 뛰어다녀 여러 사람이 모이기엔 적합해 보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자녀를 동반한 가족단위 집회참가자도 적지않았다. 이날 집회참가자는 1천~1천500여명 정도였다.

일부 시민들은 땅이 질어 늪지 같은 상황에도 오전 10시부터 텐트를 치기 시작해 집회 당시에는 모두 200여동을 설치했다. 정부청사 유휴지만큼은 '못 뺏긴다'는 결의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이중 100여동을 기증한 과천의 한 주민은 "정부가 강제로 텐트를 철거하기 전까진 계속 둘 것"이라며 집회 이후에도 텐트를 걷지 않았다. 기증자의 100여동에 개인이 설치한 텐트 일부가 집회 장소에 남아 정부가 공공주택 사업지로 선정한 땅을 지키고 있다.

시민들은 주최측이 나눠준 빨간 띠로 청사 주변 펜스를 물들였다.

집회에서 무대 발언에 나선 유익현씨는 "과천시민 80%가 청사유휴지에 공공주택을 공급하길 반대하는데도 정부가 강행한다면 과천시민혁명을 일으키자"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고, 이인규씨는 "과천이 정부겁니까, 왜 그들이 우리 땅을 어떻게 쓸지 결정합니까"라고 격앙된 목소리로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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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 과천시민광장 사수 2차 궐기대회'가 15일 오후 4시15분부터 정부과천청사 유휴지에서 진행됐다. 먹구름낀 하늘 아래 텐트를 치고 우산을 받쳐들고 질척대는 땅에서 벌레에 쏘여가며 시민 1천500여명이 시위를 했다.과천/권순정기자 sj@kyeongin.com

이날 집회 현장에서 만난, 스스로를 과천의 세입자라고 소개한 한 주민은 "집주인들의 횡포가 심하다. 과천의 무주택자에게 집을 얻을 기회가 생기는 것을 환영한다"면서도 "그런데 이 자리는 아니다. 우리가 이 땅에 너무 예쁜 추억이 많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집회에는 김종천 과천시장과 신계용 미래통합당 당협위원장, 고금란·김현석·박상진 시의원
이 참석했다. 

과천/이석철·권순정기자 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