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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중·고연맹회장배, 전국종별선수권대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선수권대회에서 모두 에페 개인전을 휩쓴 김소희가 경기 중 코치의 조언을 듣고 있다. /향남고 제공

연맹회장배·장관기 등 개인전…
단체전 획득 44점중 '홀로 33점'
"첫 시합 우승후 부담감 털어내"
작은 키 극복 다양한 훈련법 익혀
올해말 졸업 경기도청 입단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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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에페 선수로 올림픽 첫 금메달에 도전한다'.

펜싱은 플뢰레, 사브르, 에페 등 3종목으로 나뉜다. ▲플뢰레는 몸통을 표적으로 찌르기만 인정되고 ▲사브르는 양손을 제외한 허리 위의 상반신 전체를 표적으로 찌르기와 베기 모두 인정된다. ▲에페는 전신을 표적으로 찌르기만 가능하다.

우리나라 에페는 올림픽에서 사브르나 플뢰레 종목과는 다르게 단 1개의 금메달만 획득했다. 지난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에페 개인전 결승에서 '할 수 있다'를 외치며 금메달을 획득한 박상영이 유일하다.
여자부는 2012년 런던올림픽 에페 단체전에서 신아람·최인정·최은숙·정효정으로 구성된 한국 대표팀이 은메달을 확보한 게 전부다.

펜싱 강국은 종주국 프랑스를 포함한 이탈리아, 헝가리, 러시아, 독일 등과 같은 유럽 국가며, 그나마 아시아에선 장신 선수들이 즐비한 중국 여자팀이 에페 종목의 최강자로 꼽힌다.

이런 시기에 한국 여자 에페에 차세대 유망주가 나타났다. 화제의 주인공은 올해 한국중·고연맹회장배, 전국종별선수권대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선수권대회에서 모두 개인전을 휩쓴 김소희(화성 향남고 3학년)다.

특히 김소희는 회장배 단체전 결승에서 서울 창문여고에 44-33으로 승리했는데, 이 중 32점이 김소희의 검에서 나왔을 정도로 최고의 기량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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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희는 인터뷰에서 "(개인전과 단체전 우승했다고 해서) 여자 고교 최정상 선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펜싱은 어떤 선수를 만나 어떻게 될지 모른다. 정신력과 기술을 더 연마하려고 노력 중이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3학년인데 1~2학년 때보다 대회 출전이 더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첫 시합에서 우승하고 나니 어느새 부담감 없이 대회를 뛰게 됐다"며 "최근 7~8시간가량 운동에만 매진한다. 학교에서 오후 2시부터 훈련을 시작해 체력과 풋워크 등을 하고 야간에는 연습게임 위주로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화성 발안중 1학년 시절 펜싱 체험에서 코치의 권유로 검을 잡게 된 김소희는 다른 선수에 비해 키가 작아 불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여자 에페 선수들의 평균 신장이 171㎝가량 되는데 그는 166㎝에 불과하기 때문인데, 작은 키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훈련법을 익히고 있다. 그의 독특한 훈련법은 바로 경기 전 상대 선수의 플레이를 꼼꼼하게 체크하면서 자신만의 플레이를 하는 것이다.

김소희는 슬럼프도 겪었다. 중학교 3학년이 되면서 키가 커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적절한 관리 없이 음식물을 섭취하다 그만 체중만 늘어난 것. 이에 날렵한 동작이 필요한 펜싱 선수로서의 체격도 문제가 되기도 했다.

김소희의 1차 목표는 에페 국가대표 선수다. 이후 국가대표로 선발돼 올림픽에 출전, 금메달을 획득한 뒤 지도자가 되겠다는 것이 그의 최종 목표다.

김소희
한국중·고연맹회장배에서 우승한 김소희. /향남고 제공

그는 내년 도쿄올림픽 대표팀 선발 여부와 관련해 "아주 잘해야 도쿄올림픽에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단 한 번의 도전으로 금메달 획득을 꿈꾸진 않는다. 최소 2차례의 올림픽에 진출해 원하는 결과를 이루고 싶다"며 "올해 말이면 졸업인데 경기도청팀으로 입단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특별한 롤 모델을 정해 놓고 연습하진 않는다. 특정 선수들의 기술을 보면서 좋은 기술과 상대 특성을 체득하고 있다"며 "꾸준한 훈련과 자기 관리를 통해 반드시 좋은 모습, 좋은 소식을 전하겠다. 에페 종목 세계 최강에 도전하겠다"고 강조했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