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라도 광주서 인정받고 수원에 점포
주방에 CCTV 설치 '국물맛 자부심'
매일 만드는 밑반찬 '명품 씬스틸러'

그런 곰탕이 요즘엔 보기가 어려워졌다. 근근이 오래된 노포(老鋪)가 명맥을 유지하고 있긴 하나, 쉬이 볼 수 있는 프랜차이즈 곰탕집은 주방에서 곰탕을 끓이지 않고 본사에서 보내준 비닐팩을 쭈욱 찢어 냄비에 데워서 곰탕을 내놓는다.
그런 곰탕에서 속이 개운해지는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을리 만무하다.

수원시 호매실의 애진곰탕은 매일 아침 주방에서 곰탕을 직접 끓이는 곰탕집이다. 몇 해 전 전라도 광주에서 처음 장사를 시작했는데, 전라도에서 맛을 인정받고 수원에 점포를 냈다.
"전라도에서 인정을 받으면 수원이나 서울에서도 먹힐 거라고 생각했죠." 애진곰탕 정형철 사장은 곰탕 맛에 자부심이 남다르다. 국물이 뿌연 '사골진곰탕'과 투명한 '맑은진곰탕'이 대표 메뉴인데, 수원에선 손님 열에 아홉이 사골진곰탕을 선택한다고 한다.

남도 지역은 반대여서 광주점에선 맑은진곰탕을 선택하는 손님이 열에 아홉이다. 사골진곰탕의 진한 맛도 좋지만, 맑은진곰탕을 먹어보길 추천한다. 간 마늘이 들어간 게 특징인데, 뚝배기 바닥이 보이도록 국물을 들이켜고 나면 속이 화하게 절로 해장이 된다.
진한 국물 맛의 비밀은 국물을 우려내는 양지·사태·목심의 '양'에 있다. 대개 들통 하나에 50㎏ 정도 재료를 넣고 끓이는데 이 집은 75㎏이나 재료를 쏟아 붓는다. 유명한 소 산지인 경상도 청도에서 공수 받은 재료다. 재료를 넣고 꼬박 12시간을 끓여내면 비로소 손님 상에 나갈 수 있는 상태가 된다.
질 좋은 소고기를 쓰는데, 이것을 확인하고 싶으면 수육을 주문해보면 된다. 질감과 맛 모두 으뜸가는 접시 수육도 좋고, 샤브샤브식으로 육수에 담가 먹는 쟁반 수육도 추천한다.

광주에서 시작한 맛집답게 밑반찬도 풍성하다. 남도 맛을 머금은 여러 반찬을 내놓는데 배추김치는 매일 아침마다, 깍두기는 일주일에 한 번씩 꼬박 담근다고 한다. 참, 이 집 카운터에는 주방을 비추는 CCTV가 설치돼 있다. 손님들에게 직접 곰탕을 끓인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서라고 한다.
수원시 권선구 호매실로90번길 86 101호. 화홍병원 바로 옆인데, 홀에 자리가 넉넉하고 룸도 마련돼 있다. 사골진곰탕·맑은진곰탕 1만원, 접시수육 1만4천원, 쟁반수육 3만9천원(中)·4만9천원(大). 문의 : 0507-1357-0029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