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져도 좋으면 온다" 창업후 명소 부상
주변 음식점·숙박업 방문↑… 도움 뿌듯
"외국에서 살 때 자연 경관과 어우러지는 공간을 자주 찾아다녔는데, 우리나라에도 '바다'를 배경으로 한 휴식 공간을 조성하고 싶었습니다."
인천 강화군 화도면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박상준(32)씨는 친구 문승원씨와 지난해 5월 이곳에 카페를 연 뒤 몰려드는 손님으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주말엔 평일의 4~5배 되는 손님들이 방문하면서 주문이 1시간 넘게 밀릴 때도 많아 '눈코 뜰 새 없을 정도'다.
그는 호텔경영학과를 졸업해 20대 후반부터 3년간 국내 식품 전문 대기업에서 외국계 유명 버거 브랜드의 슈퍼바이저로 근무했다.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직장을 다니고 있었지만, 강도 높은 업무에 실적 압박까지 스트레스에 지쳐 있었다.
그는 미국과 스위스에서 유학생활을 하면서 자주 갔던 카페를 떠올리면서 한국에서도 '햇빛이 잘 들고, 바다가 보이는 조용한 카페'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박씨는 "퇴사 후 두달간 괜찮은 장소를 찾기 위해 부산과 강릉, 대전 등 안 가본 지역이 없었다"며 "몇 군데 정해서 서울로 올라가는 길에 혹시나 하는 마음을 안고 강화군을 방문했는데 도착한 순간 '여기다'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카페가 '명소'로 떠오르면서 한적했던 화도면 어촌은 주말마다 북적이는 곳으로 바뀌었다. '다들 좋은 곳이라고 느끼면 외진 곳에 있어도 찾아오겠지'라는 막연한 기대가 현실이 된 셈이다.
마냥 좋은 점만 있는 건 아니었다. 카페로 이어지는 길목은 차량 한 대만 오갈 수 있을 정도로 좁은 데다, 주차면 수가 부족해 이장님이 찾아와 "주민들의 어려움이 크니 주차난을 해결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박씨는 이후 200대가 주차할 공간을 마련해 문제를 해결했다.
박상준 씨는 "요즘엔 주민분들이 한적한 어촌에 사람들이 모여 '사람 냄새가 난다', '활기가 돈다'고 좋아하신다"며 "음식점이나 숙박업도 기존보다 더 많은 분이 찾는다고 하니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기획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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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취재팀
글 : 김대현, 김성주차장, 박현주기자
사진 : 임열수, 김용국부장, 조재현, 김금보, 김도우기자
편집 : 안광열차장, 장주석, 연주훈기자
그래픽 : 박성현, 성옥희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