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적은 하남·이천도 있는데"
코로나 사태 유통사업 위기 여파
역세권내 개발시행자 모집 '빈손'


'시민의 요구는 많은데 정작 들어오겠다는 업체는 없고…'.

광주시가 '복합쇼핑몰' 유치를 놓고 진퇴양난에 빠지며 골머리를 앓고 있다. 26일 광주시와 시민 등에 따르면 시는 수년 전부터 인구가 급증하며 38만명에 이르렀지만, 광주지역 내에 대형마트 한 곳이 전부인 상황이 계속되자 '관내 복합쇼핑몰을 유치하자'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6일 개설된 광주시 홈페이지 '시민청원광장'에는 복합쇼핑몰의 유치를 청원하는 민원이 줄을 이으며, 시민들의 요구가 만만치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 달 간 2천명 이상의 공감을 받은 청원에 대해서는 시가 답변해야 하는데 20일도 안 돼 이미 답변 요건인 2천명을 훌쩍 뛰어넘은 상황이다.

26일 현재까지 올라온 청원은 총 85건으로 이 중 17건, 전체의 20%가 복합쇼핑몰 유치와 관련된 사안이다.

이들은 "광주보다 인구가 적은 하남이나 이천, 여주에도 각종 아울렛 매장과 대형마트가 들어섰는데 광주에는 작은 이마트 하나만 있다"며 "인구 증가세로 보나 각종 교통여건으로 보나 광주는 충분히 승산 있는 곳이다. 복합쇼핑몰 유치가 성사돼 시민들의 쇼핑 편의는 물론 고용창출, 소비 진작으로 인한 경제 활성화까지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오프라인 대형유통업체들이 사업을 축소하는 등 위기를 맞고 있으며, 온라인 구매 증가로 대형 복합쇼핑몰 유치가 쉽지 않아 보인다.

시가 지난 6월 공고해 지난달 모집이 마감된 광주역세권 내 상업 및 산업용지(상업 3만2천248㎡·산업 2만2천501㎡, 공급가 1천961억8천601만원)에 대한 복합개발시행자 선정 모집이 이렇다 할 호응을 얻지 못했다.
시는 이곳에 시민들의 숙원사업인 복합쇼핑몰을 유치해 고용창출 및 인구유입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한다는 방침이었으나 참가의향서를 제출한 업체는 없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복합쇼핑몰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가 큰 만큼 다양한 방법을 고심하고 있다"며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 시민들이 원하는 소비와 문화, 일자리가 충족되는 시설을 이끌어내겠다"고 말했다.

광주/이윤희기자 flyhig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