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자원봉사조직 골목 길 순찰…
말벗·건강체크 '나홀로 선행' 소문
동료 동참 주민센터서 음식잔치도
"동네를 순찰하다 골목에서 마주치는 홀몸 어르신들의 고단한 삶을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양주시 회천3동에서 경찰 자원봉사조직 '포순이'로 활동 중인 조옥희씨는 천성이 '남 일을 내 일처럼' 하는 성격이라 동네 홀몸 어르신들을 그냥 봐 넘길 수 없었다. 그렇게 시작한 동네 어르신 돌보기가 어느새 천직처럼 돼 버렸다. 현재 한국자유총연맹 등 여러 사회단체에서 조씨의 이런 천성은 빛을 발하고 있다.
조씨는 어르신을 만나면 특유의 후덕한 미소로 따뜻한 인사부터 건넨다. 유난히 움츠려있는 어르신들의 등을 다독이며 "어디 불편한 덴 없으세요?"라고 묻는다. 별것 아닌 인사 같지만 홀몸 노인들에게는 보살핌을 받는다는 안심을 준다.
그는 "큰 도움은 못 드리지만 생활하시면서 불편한 점들을 되도록 해결해 주도록 노력하는 편"이라며 "항상 부족한 것 같아 더욱 신경이 쓰인다"고 아쉬움을 털어놓았다.
조씨의 '나 홀로 선행'이 조금씩 알려지면서 포순이와 자유연맹 소속 회원들도 하나둘 함께하며 도울 수 있는 일이 점점 커지고 있다.
덕분에 처음 개별 가정을 방문해 먹을거리와 잠자리 등을 보살피던 소소한 봉사가 이제는 규모가 훨씬 커지고 도움을 받는 어르신도 늘었다. 이제는 정기적으로 동네 어르신들을 초청해 주민센터에서 국수와 만두, 떡국 등 음식잔치를 벌여 여러 계절 별미를 맛볼 수 있는 즐거움도 선사하고 있다.
그의 선행에 동참한 사람들은 자신들도 어르신 못지 않은 행복감을 느낀다고 입을 모은다.
늘 어르신들의 안전을 챙기는 조씨에게 요즘 큰 '걱정거리'가 생겼다. 코로나19의 기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어르신의 안부조차 묻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무더운 날씨에 낡은 선풍기에 의지해 방 안에서만 생활하는 어르신들이 여간 걱정이 아니다. 결국 그는 감염의 위험을 무릅쓰고 코로나 예방 수칙을 철저히 지키며 어르신 돌보기에 나섰다.
식사부터 건강까지 조씨의 살뜰한 보살핌은 변함이 없다. 이 와중에 포순이로서 역할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마을 곳곳의 우범지역을 돌며 노약자의 안전을 지키는 데 누구보다 적극적이다.
조씨는 "노령화 사회에서 소외 노인은 우리가 짊어진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누군가의 작은 관심은 홀몸 노인들에게는 큰 힘이 될 수 있으며 그보다 누군가 나서 솔선수범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양주/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