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업·봉사활동 힘들지만 서로 격려
'건강 허락 때까지 온정 나눔' 신념
"어려운 시기일수록 숨은일꾼 필요"
"마음을 나누면 기쁨이 되고 희망을 나누면 복이 됩니다."
연천군 청산면에서 석공업(미성석재)에 종사하며 대한적십자사봉사회 연천지구협의회장을 맡아 지역봉사에 앞장서고 있는 임동규(65)씨와 아내 차희분(65)씨는 함께 나누는 봉사활동이 일상이 돼버렸다고 말했다.
충남 서천 출신인 그가 연천에서 터전을 일구며 불우이웃을 보살피게 된 배경은 석재회사를 다니다 지난 1988년 청산면에 자리를 잡을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업 초기 남의 밭일을 거들며 반찬거리를 얻어 비닐하우스 단칸방에서 생활하며, 얼굴 위로 쥐가 지나다닐 정도의 환경에서 살았던 끔찍했던 과거가 있었음에도 기억이 추억이 될 만큼 스스로 일어선 이들 부부는 이웃의 작은 어려움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 온기를 지녔다.
낯선 동네 텃세를 극복하고자 1997년 로타리클럽 봉사단체에도 가입했지만 1996년 수해현장에서 적십자 회원들의 희생을 아끼지 않는 봉사활동을 보고 매력을 느껴 단체에 가입했다.
생업에 종사하며 봉사하는 것이 몸은 힘들고 고되지만 임씨는 청산면 봉사회에서 자신과 마찬가지로 봉사활동에 앞장서고 있는 아내 차씨의 격려·공감을 자양분으로 봉사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혹여 마을에 크고 작은 일이 생기면 당연히 우리 몫이라고 생각한다는 이들 부부는 지난달 29일 휴일에도 신서면 밑반찬봉사 활동을 할 만큼 바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봉사해서 남 주자'는 표현은 일상이 돼버렸다. '스스로 병들고 쇠약해져 몸을 가누지 못할 때까지 손을 놓지 못한다'는 것이 그들의 신념이다.
임씨는 주변에 생활에 여유가 있는 주민들에게 봉사 동참 요청을 하곤 한다. 하지만 이미 할 만큼 했다며 젊은 시절을 핑계로 거절을 당할 때면 자괴감이 들기도 했다.
그래도 좌절하지 않는다. 지난 2015년 8월 북한의 고사총 도발 때 250여명 회원들이 한마음으로 뭉쳐 주민들을 위해 밥차를 운영했던 훈훈한 기억이 생생하다.
임씨는 "주거개선 사업을 지원할 때는 천장에서 쥐가 나오고 악취가 풍겨 몸과 마음이 괴로울 때도 있었지만 공사가 마무리된 후 집 주인의 '고맙다'는 말 한마디에 모든 고생이 절로 녹아내렸다"고 미소 지었다.
"봉사는 큰 것이 아니라 작은 손끝을 맞닿으며 온기를 전달하는 것"이라는 이들 부부는 "생색내기가 아닌 말보다 실천이 앞서는 숨은 일꾼이 어려운 시기일수록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천/오연근기자 oy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