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왕 경찰 암발생 계기 공장조사
고통받은 학생등 사과·보상 없어
공익문제 나선 개인 "비용 고통"
"아이들을 학교에 보냈는데, 알고 보니 발암물질 곁으로 한 뼘 더 가까이 떠밀었다는 생각을 하면…지금도 가슴이 미어집니다."
문소연 건강한 연현마을을 위한 부모모임 대표는 7일 경인일보와의 인터뷰 내내 눈물을 삼켰다.
문 대표는 아토피, 코피, 두통 등 아이들이 아플 때마다 부모는 '뭘 잘못했나'라고만 생각했다.
그러다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이 의왕 경찰관들의 암 발생 사례를 계기로 문 대표 동네의 아스콘공장을 조사했다. 부모들은 그 결과를 받아들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고, 목소리를 내지 않을 수 없었다. 조사 결과 학교와 130m 떨어진 공장에서 1급 발암물질이 배출되고 있었던 것.
문 대표는 "경기도지사가 '공영개발'을 발표할 때 우리 여기서 박수치고 환호했고, 그렇게 극적으로 우리 소원이 이뤄지는 줄 알았다"며 "경기도도 일 진행을 물으면 하고 있다고만 긍정적으로 답을 해 왔는데, 그 사이 주민은 소송을 당한 거네요"라며 애써 말을 아꼈다.
그는 도 사업에 대해 이런저런 말을 하기가 어렵다고 털어놨다.
문 대표는 "여기 부모들은 여러 사정으로 여기에 있고, 아이들 건강을 위해 학교 앞 아스콘공장을 내보내 달라고 요구했을 뿐인데 어떤 댓글에는 부동산 가치 상승을 노리는 거라는 비난도 있다"며 "말도 안 되는 오해를 받기 싫어 공장이전이 결정된 뒤로는 일부러 경기도 사업에 대해 아무런 코멘트도 안 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런 문 대표도 아스콘공장의 소송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높였다. "아스콘공장을 운영하는 (주)제일산업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해외순방에 동참하기도 한 규모 있는 기업"이라며 "그런데도 수십년 간 악취와 발암물질 등으로 고통받은 학생과 주민들에게 어떠한 사과도 피해보상도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웃 주민의 아픔을 모른체 하던 (주)제일산업은 급기야 주민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그는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생각하면 이것이 할 일인가?"라고 반문했다.
잠시 연현마을이 사람들의 관심 밖에 있던 동안에도 문 대표는 안양시와 (주)제일산업 간 행정소송에서 시를 지원하는 자료를 모으느라 쉴 틈이 없었다. 해당 소송이 대법원에 올라간 사이 문 대표는 스스로 변호사를 고용해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이젠 흘릴 눈물도 없다"는 문 대표는 "언제까지 공익의 문제를 개인이 나서야 하느냐"고 호소했다.
안양/이석철·권순정기자 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