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늘 평안하시길…."

노동운동가 이훈구씨가 지난 5일 지병으로 사망했다. 향년 60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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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제공
이씨는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한노보연) 초대소장으로 노동자의 안전한 일터와 건강권 찾기 운동에 앞장섰다.

지난 1월 상임활동을 마무리하고 은퇴한 뒤 8개월여 만에 세상을 떴다. 장례는 한노보연 장으로 치렀다.

이씨는 은퇴식에서 '남기는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유언장을 남겼다. 이씨는 "거지 발싸개처럼 소중하고 유의미하게 지내려고 애써왔지만, 늘 부족했음을 느낀다. 빌어먹을 수 있도록 빌어준 벗들과의 인연과 고락, 그리고 관심과 응원을 잊지 않겠다"고 했다.

1960년 서울에서 태어난 이씨는 대학교에서 탈춤반과 대학연합서클 '진영' 소속으로 노동 운동을 시작했다. 직업훈련원에서 용접 과정을 수료하고 현장 용접공으로 취업한 뒤 1985년부터 인천지역에서 활동하다 전국노동조합협의회 백서 발간위원회에 참여했다.

1999년부터 2004년까지는 '노동자의 힘' 활동을 했으며 2003년 한노보연 창립 준비위원장과 초대소장을 역임했다. 한노보연은 건강권, 노동안전보건 인식을 높이고 현장의 사례를 중심으로 연구를 하는 기관이다.

이씨의 별명은 '아이구'였다. 인천·경기 지역 시민사회계 인사들은 이씨와의 때 이른 이별에 가슴 아파하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8일 오전 마석모란공원에서의 추모식을 끝으로 이씨는 영면에 들었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