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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강원도 고성 앞바다에서 수심 100m 트라이믹스 잠수에 도전해 성공한 인천소방본부 119특수구조단 소속 엄민규 소방관. /인천소방본부 제공

선박 전복 등 수난현장 출동 베테랑
전문기관 공인… "1년 꾸준히 준비"
세월호 참사 계기 심해에 관심 가져

인천소방본부 119특수구조단 소속 소방관이 최근 고급 잠수기술인 '트라이믹스(Trimix) 심해 100m 잠수'를 공인받아 눈길을 끈다.

인천소방본부 119특수구조단 엄민규(38) 소방관은 지난 10일 강원도 고성 앞바다에서 테크니컬다이빙 전문교육기관 PSAI가 주최한 트라이믹스 심해 100m 잠수에 도전해 성공했다. 수심 100m까지 들어갈 수 있는 기술을 공식적으로 인증받았다는 의미로 해당 분야에서 가장 난이도(레벨 3)가 높다.

엄민규 소방관은 "수심 100m 잠수에 성공한 소방관은 전국에서 거의 없는 걸로 알고 있다"며 "이번 과정에 도전하기 위해 1년 동안 꾸준히 준비했다"고 말했다.

일반인이 즐길 수 있는 스쿠버 다이빙은 보통 수심을 30m까지로 제한한다. 그보다 깊이 물속으로 들어가려면 전문적인 잠수훈련이 필요하다.

엄 소방관이 성공한 트라이믹스 잠수는 일반적인 공기가 아닌 산소, 헬륨, 질소 등 3종류의 혼합기체를 사용하는 기술이다. 각 기체를 담은 공기탱크 여러 개를 메고 잠수한다. 심해에서는 수심마다 압력 등이 다르기 때문에 잠수사가 직접 기체 농도를 적절하게 혼합해 호흡해야 한다.

엄 소방관은 "특히 수심 100m 잠수는 심해의 조류와 압력을 이기기 위해 다이버에게 엄청난 체력을 요구한다"며 "차디찬 수온과 칠흑 같은 심해에서 공포감과 외로움도 이겨내야 하기 때문에 숙련된 잠수사도 힘들어한다"고 설명했다.

엄 소방관은 세월호 참사를 비롯해 영흥도 낚싯배 전복사고 충돌사고, 독도 해상 헬기 추락사고, 의암호 선박 전복사고 등 대형 수난구조 현장에 출동한 베테랑 특수구조대원이다. 심해 잠수에 도전한 계기는 세월호 구조활동 이후부터다.

엄 소방관은 "세월호 사고처럼 심해에서 구조작업을 하려면 깊이에 대한 감각, 조류 등을 잘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때부터 개인적으로 고급 잠수기술을 배우기 위해 관련 단체를 찾아 교육받았다"고 말했다.

해병대 특수수색대에서 부사관으로 복무했던 엄 소방관은 제대 이후에도 보람있는 일을 찾아 2009년 119특수구조단에 지원했다.

엄 소방관은 "10년 넘게 여러 대형 사고 현장에 출동했는데, 가장 안타까웠을 때는 동료 대원이 구조활동 중 순직한 현장들"이라며 "앞으로도 구조활동에 도움이 되도록 또 다른 고급 잠수기술을 배워 나갈 것"이라고 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