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업계 큰 타격불구 '직원 우선'
사재로 두번이나 생계지원금 지급
"돈 생각버리니 오히려 내가 행복"
"코로나19로 매출이 줄면서 회사도 힘든 상황입니다. 그래도 저보다 직원들이 더 힘들겠죠. 하루하루 생계를 걱정하는 기사들의 한숨이 조금이나마 줄어들길 바랍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택시업계가 큰 타격을 입은 가운데 의정부의 한 법인택시 회사대표가 사재를 들여 소속 택시기사 전원에게 1인당 50만원의 생계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해 귀감이 되고 있다.
주인공은 바로 광성운수·광성산업의 박상윤 대표다.
박 대표는 "최근 정부가 발표한 추석 전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에서 법인택시 기사가 제외되면서 기사들이 많이 실망했다"며 "나라도 나서서 식구들을 챙겨야겠다고 한 일인데 주목을 받으니 쑥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생각만 하던 것을 처음 행동으로 옮기기가 어려웠을 뿐 사내공고를 붙여 직원들에게 (지급을) 공표하고 나니 오히려 홀가분하다"며 "지금은 생계지원금을 받고 기뻐할 직원들의 모습을 떠올리니 가슴이 따뜻해지면서 뿌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 대표의 생계지원금 지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코로나19 사태로 경제가 얼어붙기 시작하던 지난 3월에도 박 대표는 기사들에게 같은 금액의 생계지원금을 지급했다.
그는 "지난 3월 애초 금액을 정할 때부터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겠다는 생각이 있었다"며 "회사의 재정적 타격이 없으면서 직원들 생계에 보탬이 되는 수준을 정하느라 얼마를 지급할지 많이 고민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번 해보고 나니 오히려 두 번째는 쉬웠다. 돈 생각을 버리면 내가 오히려 행복해진다는 것을 이번 기회에 느끼고 있다"고 겸손한 미소를 지었다.
택시업계는 코로나19로 매출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 만큼 큰 피해를 보고 있다. 광성운수도 마찬가지다.
박 대표는 "한 달 주유량이 10만ℓ에서 4만5천ℓ로 줄었다. 사람들이 움직이지 않다 보니 택시 수요 전체가 줄어든 상황"이라며 "그러나 항상 긴장 속에서 근무해야 하는 기사들의 노고를 생각하면 매출보다는 안전이 우선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힘든 상황일수록 경영자들의 공동체 마인드가 필요하다는 점을 다른 법인택시 경영자들에게 전하고 싶다"며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협력하는 택시 업계가 되길 바란다"고 소망을 전했다.
의정부/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