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이 엔지니어로서 인정받고 그 삶이 당당하도록 튼튼한 기업을 이끌어가겠습니다."
지난 23일 건설기술인의 날 20주년 행사에서 정병율(사진) (주)서현기술단 대표가 정부의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서현기술단이 국가 철도산업의 현대화에 혁혁한 공이 있다고 인정받은 것이다.
안양시 동안구에 소재한 서현기술단은 토목엔지니어링 분야의 리더다. 지난 2007년 설립된 업체로 호남고속철도, 수도권고속철도, 중앙선복선전철, 서해선복선전철 등 대부분의 국가철도를 설계하거나 건설에 관여했다.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C 노선 역시 서현기술단이 담당하고 있다.
철도청을 40대에 명퇴한 정 대표는 삼보기술단에 입사한 뒤 동료 10여명과 함께 지금의 서현기술단을 창업했다.
신생 기업은 일을 수주받기가 쉽지 않았다. 직원들은 매번 경쟁설계에서 당선돼야 했다. 스스로의 실력으로 일감을 따와야 했다. 실력은 그렇다 쳐도 자금 부분은 신생기업의 약점이었다.
그런 서현기술단을 눈여겨본 한 대기업이 턴키(일괄입찰) 방식으로 일을 맡겼다. 기술과 자금이 뒷받침되면서 기업은 인재를 들이는 데 공을 들였다. 정 대표 스스로가 엔지니어의 자부심으로 뭉친 사람인 만큼 그가 요구하는 것은 '일에 대한 열정과 기술력'이다.
정 대표는 "시상식장에서 '얼굴마담이 상을 받을 때가 많은데 진짜 받을 사람이 받는다'는 평을 들었을 때 개인적인 영욕을 모두 포기하고 기술에만 매진했던 인생이 인정받는 것 같아 행복했다"고 소회했다.
이어 "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열정으로 일을 한다면 엔지니어의 수명은 길다"고 조언하며 "업계에서도 일이 가장 힘들다고 정평난 곳에서 장인정신으로 일하는 직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표한다"고 전했다.
안양/이석철·권순정기자 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