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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당호반 수청나루 길 /광주시청 제공

코로나19로 대중집합시설에 대한 불안이 가중되면서 광주의 숨겨진 '길'이 각광받고 있다.

이미 조성을 마쳤거나 코스 개발이 한창인 길들이 광주지역내 남한산성과 팔당, 천진암, 태화산 등 역사·문화·환경 콘텐츠와 어우러지며 코로나19로 우울한 이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있다. 광주시는 이를 '길(道) 조성 프로젝트'라 명명하고, 팔당상수원과 그린벨트 등 중첩 규제의 현실 속에서도 '규제도 자산(資産)'이라는 발상의 전환으로 시민들에게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 허브섬으로 이어지는 페어로드

광주 퇴촌면 정지리에서 남종면 귀여리로 이어지는 8㎞ 길이의 '페어로드'는 5만2천여 주의 허브가 식재된 '허브원'으로 통한다. 광주시는 지난해 경기도 공모사업에서 '팔당물안개공원 허브섬 조성사업'으로 1위를 차지해 100억원의 사업비를 확보했다. 그 사업의 일환으로 귀여리 귀여섬 9천828㎡ 부지에 5만2천여 주의 허브를 식재하고 허브원을 조성중이다. 이곳까지 자전거나 도보로 갈수 있는 길이 '페어로드'이며, 오는 2022년 6월 최종 완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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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둘레길 /광주시청 제공

■ 남한산성~천진암 역사문화관광벨트

남한산성은 통일신라 시대에 축조된 이래 백제와 조선의 전략적 요충지로 활용돼 왔으며, 201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천진암은 18세기 천주교 신앙운동의 본거지로 잘 알려진 명소이다. 광주시는 이를 연결하는 남한산성~천진암 역사문화관광벨트를 2022년까지 조성할 계획이다. 남한산성과 천진암 사이에는 청석공원과 조선 여류시인 허난설헌 묘소, 독립운동가이자 민주화 선구자인 해공 신익희 생가,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팔당물안개공원, 백자도요지, 경안천 습지생태공원 등 다양한 역사·문화·환경 요소들이 자리잡고 있다. 시는 이들 콘텐츠 사이사이에 둘레길을 조성하고, 일부 구간에는 인공데크를 설치해 탐방로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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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당물안개공원 /광주시청 제공

■ 경안천 둘레길과 누리길

광주의 대표 하천인 경안천의 둘레길과 누리길은 이렇다할 환경개선 없이도 볼 것이 많지만 광주시는 퇴촌면 정지리~광동리 2.7㎞ 구간에 8만㎡ 규모의 경안천 둘레길과 생태공원을 조성할 방침이다. 이 구간은 경안천이 팔당으로 유입되는 곳으로 경관이 수려하고 서울 등 인근 도시에서 접근성이 좋다. 이와 함께 초월읍 서하리~퇴촌면 광동리로 이어지는 경안천변 7㎞에는 경안천 누리길이 조성된다. 이 길이 완성되면 경강선 초월역을 이용해 팔당지역까지 트래킹이나 산책을 즐기는 역세권 나들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 곤지암역~태화산 명품 둘레길

역세권 나들이길은 경강선 곤지암역 주변에도 조성된다. 광주시는 경강선 곤지암역~도척면 추곡리 태화산을 잇는 24㎞ 구간에 명품둘레길을 구상중이다. 이 구간에는 오는 2023년 말까지 데크계단과 황토길, 나무교량, 전망대, 편의시설 등이 조성된다. 아울러 소나무 군락지 보존사업과 유아숲 체험원 등도 타당성 용역을 거쳐 반영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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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곤지암 화담숲, 오색빛 100만 송이 국화가 이른 가을 향을 전하는 암석하경정원 /에스앤아이 코퍼레이션 제공

■ 국화 향기 가득한 화담숲길

광주시가 조성한 곳은 아니지만 광주 곤지암에 위치한 화담숲에는 '국화 전시회'가 한창이다. 이곳에는 소나무정원 아래 암석·하경정원과 분재원 출구 화단에는 다채로운 빛깔의 100만 송이 원예 국화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135만㎡ 규모에 17개 테마정원으로 구성된 화담숲 산책 코스를 따라가면 곳곳에서 구절초, 쑥부쟁이 등 각기 다른 국화류를 만날 수 있다. 자생적으로 자란 벌개미취, 해국, 산국 등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해국과 산국은 9월 말경~10월 이후부터 볼 수 있으며, 산국은 11월까지도 관람이 가능하다. 단풍이 시작되는 10월 9일(토)부터 11월 8일(일)까지는 안전하고 쾌적한 관람을 위해 토·일요일과 공휴일에 한해 온라인 사전예약제로 운영돼 확인하고 가는 것이 좋다.

광주/이윤희기자 flyhig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