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포 돛배
역경 속에도 매일 동이 트고, 다시 돛을 달고 나아갑니다. 여전히 목적지는 아득합니다. 어느 바람에 돛을 올려야 할지 고민이 깊어집니다. 우리는 어떠한 환난이 닥쳐도 땅을 박차고 일어섰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위기는 헤쳐나갈 방향조차 가늠할 수 없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바이러스가 일상을 송두리째 흔들고 너와 나, 우리의 탄탄한 삶을 무너뜨렸습니다. 굳건하다 믿었던 사회 시스템에도 균열이 일었고 그 뒤틀린 틈 사이로 불신이 커져만 갑니다.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팬데믹 시대를 사는 우리는 작은 돛단배와 같습니다. 힘을 모아 돛을 바로 잡고 물길을 헤쳐가는 모두의 지혜가 절실합니다.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모든 것의 가치를 다시 생각할 때입니다. 창간 75년, 사회의 등대를 자처한 경인일보의 어깨가 한층 더 무겁습니다. 대전환의 시대정신을 더 깊이 고민하겠습니다. -여주 남한강변에서 글/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 사진/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코로나19로 시작된 전례 없는 큰 위기
개인 삶 넘어 산업·문화까지 뒤흔들어
각계각층 다양한 노력 '새로운 기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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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갑작스러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우리의 삶은 일순간 정지됐고 상상조차 하지 못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잠시 머물다 지나칠 것 같던 바람이 좀처럼 잦아들지 않는다.

이에 따라 '포스트 코로나'를 맞이하기 위한 '대전환'의 시대가 이미 시작됐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노력이다.

창간 75주년을 맞은 경인일보도 코로나 대유행을 피해갈 수 없었다. 경인일보는 1945년 창간 이후 처음으로 재택근무를 경험했고 어느새 일상이 돼 버렸다.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위기 속에 대전환의 시대가 우리 앞에 다가왔다.

이 같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시대를 맞아 지금 우리의 삶은 송두리째 바뀌고 있다. 이에 경인일보는 어둠 속에서 빛을 찾아가는 각계의 대전환을 통해 위기 극복을 모색하고자 한다.

우선 창업의 패러다임이 변했다. 제2의 인생을 도전하는 퇴직자들은 대전환을 기회로 삼아 또 다른 꿈을 꾸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시대에 맞춰 다양한 아이디어로 자신만의 독특한 '나만의 길'을 찾고 있다.

먼 꿈만 같았던 탄소 없는 '미래차'도 우리 앞에 성큼 다가왔다. 전기차와 수소차의 기술은 연구를 넘어 우리 생활의 한 부분이 됐다. 운전대를 잡지 않고도 여행을 하는 것을 상상이나 해봤을까. 사고를 줄이고, 운전자 편의를 위한 자율주행기술도 이젠 현실이 됐다.

항공사들의 위기 탈출도 눈물겹다. 하늘 위 비행기를 보기 힘들어진 지금 일부 항공사들은 여객 감소를 만회하기 위해 '항공 화물' 쪽으로 눈을 돌렸다. 국내외 항공사들은 하늘길만 돌아다니는 '목적지 없는 비행'으로 위기를 만회해 보려고 하고 있다.

대면 교류가 어려워지면서 온라인 소통으로의 대체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재택근무는 물론 회사내 화상 회의 등이 활성화되고 있다. 언택트 시대에 비대면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소통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젊지만 출산율이 가장 빠르게 하락하고 있는 수도권. 아이의 울음소리를 예전만큼 듣기 힘들어졌다. 저출산이야말로 시급한 대전환이 필요한 때다. 아이를 낳고 키우고 싶은 정책을 만드는 것이 저출산의 늪에서 헤어날 수 있는 방법이다.

올해 최대 화두 중의 하나는 부동산이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아파트 가격을 잡기 위해 정부는 각종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이미 부동산은 '소유'에서 '거주'로 주택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특히 3기 신도시는 임대주택의 개념을 전환 시켜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골칫거리였던 수도권 폐기물의 문제도 해결 기미가 보이고 있다. 30년 가까이 이어져 온 폐기물 문제는 이젠 결론을 지을 때가 왔다. 환경부와 3개 시·도는 대체매립지 추진단을 구성해 해결을 모색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성장동력에 제약·바이오산업 분야가 떠오르고 있다. 앞으로 어떤 감염이 또 올지 모르는 상황에 수도권이 바이오산업의 핵심으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계절이 바뀌고 또다시 봄이 와도 코로나 바이러스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해법을 찾는 과정도 순탄하지 않을 것이지만, 어떤 역경에서도 한 걸음 내딛으려는 노력은 곧 '대전환'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경인일보는 이런 '대전환' 시대를 맞아 사람과 사람을, 그리고 도시와 마을을 잇는 가교로 시민들 사이 간극을 메우는 완충재의 역할을 자임하며 창간 75주년을 시작한다.

/조영상기자 donal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