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욱, 킹엄 부상 여파 선발 꿰차
김정빈, 22경기 연속 무실점 경험
최지훈, 데뷔 첫선발서 3안타1득점
박성한, 3경기 연속 3안타 '눈도장'
프로야구 인천 SK 와이번스에서 뛰고 있는 젊은 유망주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올 시즌 SK가 최악의 성적 부진을 겪고 있는 데도 그나마 홈 팬들이 웃을 수 있는 건 혜성처럼 등장한 신인 선수들이 있어서다. 내년 시즌 팀의 주축으로 한 단계 더 성장할 이들이기에 더욱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6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2020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 홈 경기에 등판한 SK 선발 투수 이건욱.
시즌 초반만 해도 이건욱은 무명에 가까운 선수였다. SK의 전 외국인 투수 닉 킹엄의 부상 여파로 기회를 잡은 그는 지난 5월28일 SK 입단 7년 차 만에 감격의 생애 첫 선발승을 거둬 화제를 모았다.
그렇게 선발진의 한 자리를 꿰찬 중고 신인 이건욱은 이미 올해 목표였다는 5승을 훌쩍 넘어서 박종훈(10승), 문승원(6승)과 함께 SK 마운드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불펜 투수인 신인 김정빈의 활약도 눈길을 끈다. 그는 올 시즌 개막 이후 22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펼쳐 '미스터 제로'라는 애칭을 얻기도 했다. 데뷔 시즌인 지난해 '구원왕'에 오른 하재훈이 올해 부상으로 빠진 터라 김정빈 등 불펜진의 어깨가 무겁다.
대졸 신인 외야수 최지훈은 '리드오프' 역할을 해내고 있다. 좌타자인 그는 지난 5월27일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데뷔 첫 선발 출전의 기회를 얻어 4타수 3안타 1득점으로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친 바 있다. 그는 타격에서 다소 기복을 보이나 수비와 주루 능력 등을 고루 갖춘 선수로 평가받는다.
최근에는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8월에 제대한 내야수 박성한이 주전 유격수로 맹활약하고 있다. SK의 고질적인 약점인 센터 라인의 주요 자원으로 손꼽히는 그는 2~4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3연전에서 사흘 연속 3안타를 쳐내 홈 팬들의 눈도장을 찍기도 했다.
창단 20주년을 맞이한 올해 SK의 가장 큰 수확을 꼽자면 단연 신예들의 재발견이다.
이들은 SK의 전성기를 이끌며 KBO리그 정상급 플레이어로 성장한 주전 선수들의 부상이나 부진 등으로 어렵게 기회를 잡은 유망주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건강 악화로 자리를 비운 염경엽 SK 감독 등 구단 관계자들이 시즌을 앞두고 취재진에 강조했던 "세대교체를 준비하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