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안면 카페 직원 70% 지역주민 채용
지난 추석 2천만원 상당 우족등 성품
경영 어려워도 뜻 굽히지 않아 '감동'
칭찬받을 일이 아니라며 인터뷰를 수없이 거절했던 (주)조아육가공 윤범선(51) 대표를 남양주시 조안면 상봉리 카페 '대너리스'에서 어렵사리 만났다.
윤 대표의 첫 마디는 "나눔문화는 우리나라의 전통문화로 다 함께 하는 봉사, 즉 품앗이의 일종입니다. 내가 시작하면 또 다른 사람이 하고 그렇게 지역사회는 이웃사랑이란 문화가 정착되는 것입니다"라며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
육가공업체를 운영하는 윤 대표는 지난 2018년 말 남양주시 조안면에 카페를 오픈했다. 카페를 열자마자 제일 먼저 시작한 일도 지역 이장과 협의해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 즉 나눔봉사를 시작한 것이었다.
경영이 힘들어도 지역 주민들과 함께하고 싶다는 의지는 그가 운영하는 카페 대너리스의 직원 27명 가운데 70%가 지역주민인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번 추석에도 윤 대표는 마스크 6천장과 우족·사골·소꼬리(8㎏) 200세트(시가 2천만원)를 조안면과 남부희망케어센터에 기부했다.
윤 대표는 지난 2006년 회사 설립 후 지금까지 기부활동을 펼치고 있다. 평소 말이 없는 윤 대표는 어려운 이웃을 보면 그냥 넘어가지 못하는 성격이다. 어머니가 계시는 고향마을을 비롯해 그가 기본적으로 하는 곳만 수십 곳에 이른다. 그래서인지 회사에서 퇴직한 직원까지 명절 때면 꼭 챙기고 있다고 직원들이 귀띔해 줬다.
윤 대표의 기부행위는 어떤 기준을 정하고 기부를 하는 것이 아니다 보니 해마다 횟수나 금액, 품목이 조금씩 달라지지만 원칙만큼은 한결같다.
평소 복지재단 운영을 생각할 만큼 지역사회복지에 관심이 많은 윤 대표는 코로나19로 힘든 지역사회 소외가정이나 어려운 이웃들에게 힘을 보태기 위해 올 연말에는 우족과 사골·소꼬리(8㎏) 5천세트를 기부할 예정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지금까지 해 왔던 것처럼 나눔 그 자체에 만족하고 자신은 기업인인 만큼 본업에 매진하겠다"며 "수익금에서 먼저 기부할 몫을 떼어내고 나머지로 지출을 합니다. 회사나 카페 운영비 지출이 점점 늘어난다고 기부액을 줄일 수는 없습니다. 지출하고 남은 것을 기부하는 것은 의미가 퇴색할 수밖에 없으니까요"라는 윤 대표의 말이 기부의 참된 의미가 무엇인지 곱씹게 한다.
남양주/이종우기자 ljw@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