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 경기 잡겠다' 투수 3연투 시켜
혹사 논란 불구 감독·선수 '한마음'


2020102501000881400047031
'믿음의 야구가 가을 마법이 됐다'.

프로야구 수원 kt wiz가 창단 최초로 가을 야구에 진출했다. 이강철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지 2년만이다.

 

팬들은 만년 꼴찌팀이 1군 입성 6년만에 포스트시즌 무대에 입성했다는 점에서 환호하고 있다.

kt는 25일 롯데 자이언츠를 10-5로 꺾고 시즌 79승1무60패(승률 0.568)를 거둬 2위 LG 트윈스(79승4무59패·승률 0.572)를 0.5경기 차로 추격하며 경쟁을 가속화했다.

kt는 지난해 6위로 '최고 성적'을 올렸다. 올 시즌 초 7~9위 하위권을 맴돌았지만 7~8월에 6위를 기록하더니 8월 6위에서 5위로, 지난달 5위에서 2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kt가 바닥을 치고 올라 3위까지 발돋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선수·코칭스태프간 믿음의 야구가 컸다. 믿음의 야구는 어려운 시기에 나타났다. kt는 6월 불펜 투수진이 무너지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이 감독은 당시 "중간이 무너져 역전패를 당하니까 야수들이 지쳤다. 그래서 이기는 게임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소회했다. 야구에선 근소하게 이기고 있을 때 불펜 투수진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에 이 감독도 '가장 믿을 만한 투수'를 자주 투입했다. 당시 안정적으로 던졌던 주권이 자주 등판하는 바람에 '혹사 논란'까지 불거졌다.

그러나 이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혹사라는 말이 나왔지만 이기는 경기를 잡아야겠다 싶어서 3연투도 시켰다. 하지만 그것이 전환점이 됐고 투·타 사이에 다시 믿음이 생겼다. 주권이 많이 나가면서 믿음을 주자 야수들도 다시 살아났다"고 전했다.

이 감독의 결정에 주권도 힘을 냈고 꾸준하게 등판하면서 결국 '홀드왕' 타이틀도 확정했다. 감독과 선수들의 '믿음의 야구'가 보여준 사례다.

물론 주권뿐 아니라 유원상, 조현우, 이보근, 전유수 등 불펜 투수들이 돌아가면서 마운드에 힘을 보태준 것도 가을 야구 진출에 큰 도움이 됐다.

이 감독은 "중간중간 메워준 선수들이 많았다. 특히 불펜이 어려울 때 주권 외에 누군가 계속 나와 잘해줬다"고 했다. 1선발 역할을 한 데스파이네와 토종 에이스로 신인왕 수상이 유력한 소형준 그리고 올 시즌 홈런왕에 도전 중인 로하스 등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의 역할이 가을 야구까지 이끌었다.

/신창윤기자 shincy2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