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5년 장애아동무용교실 처음 열어
성인된 단원들 중 강사·지도자도 탄생
국제공연 다수… 예술학교 설립 꿈꿔

대림대학교 스포츠지도학과 임인선 교수는 무용을 전공했지만 본인보다는 발달 장애인을 무대에 세우기 위해 애쓰고 있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대림대(총장·황운광) ACE봉사단으로 활동하고 있는 (사)필로스하모니의 창립자이자 이사장인 임 교수는 박사 논문으로 '다운증후아동을 대상으로 한 무용요법의 효과'를 통해 무용이 장애아동의 신체기능 악화를 막을 수 있음을 확인하면서 장애아동을 위한 무용 교육에 뛰어들었다.
지금은 연극과 특수체육단이 별도로 있지만 필로스하모니의 시작은 무용이었다.
그에게 연구 주제가 현실에 적용된 것은 지난 2005년 안양시와 대림대 도움으로 문을 연 '장애아동무용체육교실'에서 였다.
장애아동무용교실은 수업 1년이 지나자 신규 수요가 넘쳐 대기순번을 받을 정도로 인기(?)여서 임 교수 혼자 가르치기에 여력이 되지 않았다. 결국 1기를 수료시키고서야 새로운 친구들에게 기회가 주어질 정도였다.
이후 1기 수료 학생과 학부모들이 임 교수를 찾아와 "평생 쫓겨나지 않고 배울 수 있게 해주세요"라고 요청하게 됐다.
이처럼 국내 최초 발달장애인 무용단 '필로스하모니'는 지난 2007년 3월27일 장애아동 부모들의 소원으로 탄생했다.
14년이 흐르는 동안 장애아동들이 무용단원으로서 활동하며 성인이 됐다. '평생교육'을 원했던 부모와 학생이 아직도 단원으로 무용을 배우고 있다.
그 사이 발달장애인 무용강사도 탄생했다. 장애인문화예술지도자 과정을 수료한 발달장애인 두 명이 지도자 자격으로 후배 단원을 교육하기도 한다.
그런 저력으로 필로스하모니는 여러 무대에 올랐다. 장애인·노인복지관 등 사회복지시설은 물론 각종 병원과 교도소, 하나원 등의 특수시설까지 공연을 다녔다. 지난 2018년 초엔 평창동계패럴림픽대회 무대에 섰고, 10월10일에는 필로스하모니가 43회 미국유타주 아시아페스티벌을 통해 전 세계인에게 소개되기도 했다.
필로스하모니가 주는 감동은 정교한 춤사위가 아니다. 예쁜 몸매와 예쁜 얼굴을 가진 사람이 무대에서 선보이는 우리가 아는 그 발레의 감동과는 다르다.
국립소록도병원에서 한 할머니가 말했듯이 그들이 추는 춤은 사회적 편견과 물리적 어려움을 이겨낸 '승자'가 전해주는 감동이다. 가르치는 사람이나 배우는 사람에게 가리지 않고 찾아오는 좌절의 시간을 인내한 자가 전해주는 감동이다.
임 교수는 "공연이 끝나면 항상 눈물바다가 되곤 한다"며 "안양 샘병원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공연에서는 끊임없이 우는 환자에게 단원 중 하나가 다가가 '울지마세요' 위로를 건넸다. 울음은 더 커졌다"고 많은 이야기 중 한 토막을 전했다.
그는 발달 장애인들을 위한 예술학교를 설립하는 꿈을 꾼다.
김 교수는 "무용이, 예술이 장애인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면 그 효용성에 걸맞게 발달장애인을 위해서도 예술학교가 있어야 한다"며 "그래서 어느 재력가를 만나면 그는 필로스하모니의 정신을 설파하고 예술학교를 세우도록 후원해 달라"고 설득하고 있다.
어느 아름다운 사람이 그의 손을 잡아 발달장애인을 위한 예술학교가 대한민국 사회에 세워지길 그려본다.
안양/이석철·권순정기자 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