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출신 첼리스트 문태국 계기 도움 시작
"누군가는 해야할 일" 장학회까지 만들어
김기훈 등 12년간 98명, 세계 무대서 '두각'
"음악 인재들이 경제적인 이유로 학업을 중단하지 않고, 더 나아가 우리나라를 빛내주는 인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해 나갈 예정입니다"
지난 12년간 사비로 음악 인재들의 항공료와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는 성정문화재단의 '성정&황진장학회' 이상영 회장은 지난 26일 라마다 프라자 호텔 수원에서 가진 장학생과의 만남의 자리에서 "어린 음악도들이 제대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만남 역시 선정된 장학생들의 교류의 장 마련과 함께 이 회장 스스로 장학생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를 제공하고자 마련됐다.
그의 지원을 거친 음악 인재들은 지금까지 총 98명이다. 올해에는 총 13명이 장학금을 받았다. 이들은 현재 세계적인 콩쿠르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활동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장학생이 첼리스트 문태국과 바리톤 김기훈 등이다.
문태국은 세계적인 카잘스 국제콩쿠르에서 동양인 최초로 우승했고, 김기훈은 2019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서 2등을 차지했다. 이 중 문태국의 경우 이상영 회장이 장학사업에 뛰어들게 한 결정적 인물이기도 하다.
'성정&황진장학회'는 지난 2009년부터 본격적인 장학사업을 시작했는데 문태국은 그 이전부터 이 회장의 개인적 지원을 받아왔다.
이 회장은 "수원 출신의 한 음악 인재가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음악인의 길을 걷는데 매우 힘들어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바로 문태국 첼리스트다. 음악 인재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그냥 모른 척 할 수가 없었다. 작지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다 개인적 지원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그는 음악 인재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더욱 커졌다고 전했다.
그는 "음악 인재들이 중도에 학업을 포기하지 않고 음악가로 성장하도록 발판을 마련해주는 것은 누군가는 꼭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며 "이에 '성정&황진장학회'를 만들어 음악 인재 지원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의 지원을 받은 일부 장학생들과의 인연은 '성정음악콩쿠르'까지 이어지고 있다.
국내 음악인의 등용문으로 알려진 '성정음악콩쿠르'는 미래의 주역들에게 단순히 상을 전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다양한 음악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는데 '성정&황진장학회'를 거친 음악 인재들의 일부가 매해 이 콩쿠르에 도전하고 있다.
올해 콩쿠르는 29일 수원청소년문화센터 온누리아트홀에서 개최된다. 올해에는 1992년 개최 이래 역대 최다인 1천350명이 참가해 예선, 본선을 거쳐 각 부문 최고의 연주자 6명이 선발된다.
이 회장은 "올해는 코로나19로 원활한 콩쿠르를 진행하는데 어려움과 제약이 많이 따랐지만 음악도들의 많은 관심과 사랑으로 위기를 극복하며 원활한 행사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며 "꿈의 무대에선 음악 인재들이 '성정&황진장학회'와 '성정음악콩쿠르'를 발판 삼아 세계음악계에서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음악 인재들은 매일 자신과의 싸움을 통해 성장하고 있다"면서 "음악 인재들이 진정한 음악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은 사랑과 관심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종찬기자 chan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