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진식품 정태원 대표
지역사회와 더불어 성장하는 세진식품 정태원 대표는 "지역주민들이 따뜻하게 받아주시고 세진식품이 함께 할 수 있어 위안"이라고 말하고 있다. 2020.11.2 /서인범기자 sib@kyeongin.com

2012년 공장 옮겨와서 5배 이상 성장
32개 경로당에 베개 선물 지원 앞장
인근 지자체 혜택 제의해도 이전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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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에서 9년째인데 매년 30% 이상씩 성장했습니다. 대부분이 여주 시민인 직원들 덕에 지금의 성장을 이뤘습니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지역사회와 함께하며 성장하는 기업이 있다. 바로 여주시 여흥동에 위치한 간편음식 제조업체 세진식품으로 그 중심에 정태원(64) 대표가 있다.

정 대표는 80여명의 종업원과 다양한 맛의 떡과 국수로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쌀국수, 떡볶이, 냉면, 당면 등의 가공식품을 생산하고 있다.

1999년 충남 도고온천에서 창업한 세진식품은 2012년 여주로 공장을 확장 이전하면서 매출이 5배 이상 성장했다. 그는 "직원들의 열정 없이는 불가능했다"고 말하지만 주변에서는 "정 대표의 남다른 '여주 사랑'이 한 몫 했다"고 말한다.

"처음 여주 공장으로 이전할 때는 참 힘들었어요. 공장 용도변경 등 행정 지원과 지역 주민들의 환경 민원, 인력 수급 등 무엇 하나 쉽게 풀리는 게 없었죠."

당시 정 대표는 우선 관공서와 마을을 돌며 친분을 쌓는 것부터 시작했다. 아무런 목적 없이 생색도 내지 않고 그저 마음으로 다가섰다.

한 번은 정 대표가 공장 인근 경로당을 돌며 인사를 드리던 중, 어르신들이 페트병에 물을 담아 베개로 사용하는 것을 보고는 여흥동 32개 경로당에 30~40개의 베개를 선물한 적도 있다. 이 일화는 지역내에서 주민들 사이에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그는 "지역 축제와 체육 행사 그리고 경로당 및 취약계층을 위한 나눔 활동이 필요한 곳이라면 흔쾌히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어느 자리건 세진식품을 찾는 상황이 됐다"고 강조했다.

결국 세진식품은 2018년 여흥동 나눔가게 1호점으로 선정되면서 지역 대표기업으로 인정을 받았다. 이제는 지역주민들이 마음의 문을 열고 정 대표와 세진식품의 안부를 묻는다.

공장 근로자 다수는 40~60대 여성들이다. 이들은 과거 여주가 도자산업의 메카였을 때 숙련된 근로자들로 섬세한 손길과 책임감 있는 자세는 더할 나위 없는 장점이다. 또한 여주자영농업고등학교 졸업생들도 큰 활력소다.

그는 "신구 조화 속에 여주사람만의 에너지가 넘친다. 특히 젊고 우수한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방위산업체로서 군복무와 함께 국립대(공주대) 학위 취득도 돕고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현재 큰 규모의 제2공장으로 확장 이전을 준비 중이다.

인근 지자체에서 부지와 세제 혜택 등을 내세우며 손짓을 하지만 또다시 여주를 선택했다. "이제 60이 넘는 나이에도 주민들이 따뜻하게 받아주시고 함께 할 수 있어 위안"이라는 그에 말에서 동네에 기업이 하나 있으면 지역에 큰 활력을 준다는 것이 새삼 느껴졌다.

/서인범기자 si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