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향곡·오페라 비해 섬세함 매력
하이든이 확립·베토벤 명곡 남겨
올해로 15회째를 맞은 이 축제는 실내악(Chamber Music)의 묘미를 알려주는 국내 음악제로 유명하다.
클래식 애호가들 사이에선 "교향곡을 듣고 오페라도 듣다가 가장 나중에 듣게 되는 것이 실내악"이라는 말이 통용된다. 음악 장르 중 실내악은 즐기기 쉽지 않다는 것을 빗댄 것이다. 잘못된 선입견을 심어준 말이기도 하다.
베토벤의 피아노 삼중주와 현악 사중주, 브람스의 목관 오중주 등을 듣고 느낄 수 있는 여운과 행복감은 그 무엇에 비길 수 없다. 교향곡이나 오페라에 비해 상당 부분 비워낸 실내악은 섬세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는 것이다.
실내악의 사전적 의미는 한 악기가 한 성부씩 맡아 연주하는 기악 합주곡이다. 성부 수에 따라 이중주, 삼중주, 사중주, 오중주 따위로 나뉘는데, 바이올린 둘, 비올라 하나, 첼로 하나의 현악 사중주가 실내악의 중심이다.
실내악이라는 용어는 이탈리아어 '무지카 다 카메라(Musica da Camera)'에서 왔다. 극장이나 교회에서 연주되는 음악과 구별하기 위해 17세기 이탈리아 사람들이 쓰기 시작했다.
21세기에 '카메라'라면 사진기를 먼저 떠올리겠지만, 당시 카메라는 왕이나 귀족의 저택 안 사랑방을 의미했다. 유추해 보면, 실내악은 바로크 시기에 왕이나 귀족의 소규모 홀에서 소통과 교류를 통해 친밀감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이후 하이든에 의해 현악 사중주 형식이 확립됐다. 베토벤은 현악 사중주 열여섯 곡을 남겼다. 이 곡들은 베토벤의 아홉 개의 교향곡, 서른 두 개의 피아노소나타와 함께 인류의 위대한 음악 유산으로 남아있다.
'작은 교향곡'이라고도 불리는 현악 사중주의 명곡들은 19세기에 슈베르트와 브람스, 드보르자크, 20세기에 쇤베르크와 버르토크, 쇼스타코비치 등이 남겼다.
우리나라에선 1930년대 '체임버 뮤직'의 번역어로 실내악의 개념이 도입됐다. 홍난파가 주축이 된 삼중주단에 이어 채동선의 사중주단 등이 연주 활동을 펼쳤다. 우리나라 최초의 실내악 작품으론 채동선의 '현악 사중주'(1936년)와 김성태의 '현악 사중주'(1939년) 등이 있다.
/김영준 인천본사 문화체육부장